474화. 장내를 뒤집어 놓다 (2)
구경하는 사람들 속, 평범한 얼굴이지만 사람을 유혹하는 마력이 담긴 눈빛을 지닌 하얗게 빛나는 옷을 입은 사내가 입가에 비웃는 듯한 미소를 띠었다. 그가 마찬가지로 평범한 얼굴이지만 자신과 비교하자면 조금 더 튼튼해 보이는, 화려한 붉은색 옷을 입은 사내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화형단의 제조법을 알고 조제까지 해낼 수 있는 사람이 이런 선원 수선자들의 연단사 시합이 뭐 대수겠어.”
붉은 옷을 입은 사내가 그를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
“선원의 연단사들을 얕보지 마. 만약 정말로 비교해야 한다면 우리 요곡의 연단사와 이곳 선원의 연단사들을 비교해야지. 그럼 결과가 어떻겠어?”
“참나, 축염. 너 언제부터 선원과 요곡을 비교하면서 선예들을 칭찬하고 우리 요수들을 비하하기 시작한 거냐?”
흰옷을 입은 사내가 경멸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경멸하는 표정을 지어도 사내의 모습은 우아하기 그지없어서 전혀 야비한 느낌을 주지 않았다.
이 흰옷을 입은 사내의 옆에 앉아 있던 붉은 옷의 사내가 바로 요곡의 혈린사족 족장, 축염이었다. 그러니 방금 말을 한 사람이 설월호족의 족장 설혹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설혹의 가식적인 웃음과 경멸하는 듯한 말투 때문에 불쾌해진 축염이 싸늘하게 콧방귀를 뀌고 말했다.
“네 어느 쪽 귀가 내가 선원의 수선자를 칭찬하고 요곡의 가족들을 비하했다고 알아들은 거야? 난 사실에 입각해 말했을 뿐이라고. 내가 보기엔 네 둔갑술이 완벽하지 않아서 청력에 문제가 생긴 것 같아.”
그 말을 들은 설혹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축염을 향해 머리통을 들이밀었다.
두 사람의 말다툼은 매우 격렬했지만 목소리는 전혀 크지 않았다. 표정은 과장되었어도 시끄러울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주변의 선예들로 하여금 자꾸만 그들을 돌아보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특히 두 사람이 ‘요곡’이라는 두 글자를 거침없이 내뱉었을 때는 주변 사람들 모두 더욱 어안이 벙벙해져서 불신과 의혹으로 가득 찬 얼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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