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화. 사릉고홍의 공포 (1)
자운성주는 차가운 눈으로 남쪽 먼 곳을 쳐다보며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그가 갑자기 몸을 돌려 주변 장수를 향해 소리쳤다.
“병사들을 집합시켜라!”
“예!”
장수는 그의 명령을 받고 떠났다.
산하관 성주와 산립관 성주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눈에는 맹렬한 독기가 서려 있었다.
꼬박 백만 명의 병사들이 자운성 밖의 공터에 한데 모이니, 온통 사람으로 빽빽하여 한눈에 볼 수 없을 정도였다. 자운성주는 우뚝 솟은 성벽 위에 서서 원력을 응집하여 삼 리 밖까지 소리를 냈다.
“형제들이여, 지금 그대들이 얼마나 불안하고 도망치고 싶은지 잘 알고 있다. 지금 염국의 병사들은 전고만 울릴 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것은 곧 이러한 허수로 우리의 정력을 헛되이 소모하게 하려는 책략이다! 우리는 지금껏 이 성을 오랫동안 사수해 왔다. 우리는 염국의 병사들이 오기까지 기다렸다가 목숨을 걸고 맞서 싸워서 그들을 죽여 피로써 갚게 할 것이다. 우리는 금국의 건아들이다. 금국을 지키기 위해선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의 목소리가 연이어 울려 퍼지자 성벽 아래에 있던 백만 병사들도 천천히 낮은 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목소리는 점점 하늘을 찌를 기세로 고조되었다.
자운성주는 손을 흔들어 병사들을 조용히 하게 한 뒤 다시 소리쳤다.
“하나, 지금 우리의 적이 코앞까지 다가왔는데, 이렇게 나약하게 성안만 지키면서 정면 돌파하지도 못할 것인가?!”
이 말에 아래쪽 병사들은 격분에 찬 함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자운성주는 고함을 질렀다.
“형제들아, 너희들의 혈성을 뽐내라! 우리 금국 건아들의 위대함을 알게 하라! 그 누구도 금국의 위엄을 깎아내릴 수 없다. 금국을 탐하려는 자는 죽음으로 맞이하라!”
“죽음으로 맞이하라! 죽음으로 맞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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