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8화. 정단(正旦)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 정단 당일이 되었다. 계절에 맞게 함박눈이 내려 경성을 하얗게 물들이고 있었다.
소명연은 법랑(琺瑯)으로 이루어진 손바닥 크기의 난로를 교소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녀가 마차에 올라 궁으로 향하는 것을 끝까지 지켜본 그가, 말에 올라타 같은 방향으로 천천히 나아가기 시작했다.
궁문 앞,
두 사람은 갈라져 길을 안내하는 내시를 따라 움직였다.
올해의 신년 행사는 작년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양 태후는 여러 국공 부인들을 만난 뒤 교소를 맨 마지막에 불러들였다.
“지금 궁에는 첫째 공주 한 명밖에 남지 않아 굉장히 적적하다네. 관군후 부인이 이렇게 궁에 들어오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니 오늘은 공주를 만나러 가는 것이 어떠한가? 분명 기뻐할게야.”
교소가 뭐라 답하기 전에 양 태후가 서둘러 말했다.
“내희, 관군후 부인을 안쪽으로 모시거라.”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앞으로 나선 교소는, 양 태후와 황후에게 인사를 올리고 내희를 따라 궁 안으로 들어갔다.
눈발이 점점 거세지기 시작했다. 잠시 밖에 있어도 눈이 사람 몸 위에 쌓일 정도였다.
교소는 소명연이 건네준 난로를 꼭 쥐면서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다.
내희는 그녀가 갑자기 멈춘 것을 깨닫고, 마찬가지로 자리에 멈춰서더니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
“관군후 부인?”
“이쪽은 옥부궁으로 가는 방향이 아니지 않습니까?”
내희가 묘한 표정으로 교소를 바라보았다.
그가 아는 한, 관군후 부인은 옥부궁에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그런 그녀가 어찌 방향을 안단 말인가?
교소가 그런 내희의 의문을 풀어줄 리가 없었다. 그녀는 그저 조용히 내희를 바라보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 와중에도 눈은 계속해서 펑펑 내리고 있었다. 교소의 눈썹마저 새하얗게 변하기 시작했고 그녀의 새하얀 피부와 눈이 어우러져, 교소의 모습이 마치 눈의 요정같이 변하기 시작했다.
내희가 한숨을 내쉬더니 목소리를 죽인 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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