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화. 아버지의 질투
과연 빙록의 말대로, 그 후 며칠 동안 여교는 병을 핑계로 여학에 나오지 않았다. 다른 아가씨들은 교소의 대단함을 알아채어 감히 함부로 행동하지 못했고, 큰 아가씨 여희도 잠시 조용해졌다. 덕분에 교소는 편안한 날을 보낼 수 있었다.
그녀는 매일 같은 시각 어른들께 문안 인사를 올리고 학당에 갔으며, 아버지의 얘기를 들었다. 한가할 때는 시녀에게 바둑을 가르치며 편안한 날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소영암에 가는 날이 되었다.
이른 아침부터 교소는 옷을 갖춰 입고, 경대(*鏡臺, 거울을 달아 세운 화장대) 앞에 단정히 앉았다. 아주는 그런 교소의 뒤에서 교소의 머리카락을 빗었다.
복잡한 머리를 할 필요가 없었기에, 아주는 능숙하게 머리를 양 갈래로 묶어 올렸다. 그리고 화장함에서 붉은 꽃이 달린 머리 장식을 꺼내, 쪽을 진 교소의 머리에 대었다. 그러자 교소가 눈썹을 추켜세웠다.
세심한 성격의 아주는 교소의 표정을 알아차리고 머리 장식을 도로 넣었다.
이때 빙록이 뛰어 들어왔다. 그녀는 뛰어서 발그레해진 얼굴을 하고 라일락꽃을 한 움큼 들고 들어왔다.
“아가씨, 예쁘죠?”
작은 자줏빛 꽃들이 방울방울 피어나 우아한 향기를 뿜어냈다.
교소가 대답했다.
“응, 예쁘네.”
그 말에 빙록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가장 신선한 라일락 두 줄기를 골라 교소의 쪽진 머리에 꽂아주었다.
거울 속의 소녀는 자줏빛의 작은 꽃들이 감싼 검붉은 빛의 쪽진 머리를 하고 있었다.
아주는 교소의 분부를 기다렸다. 교소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대로 하자.”
교소는 문득 거울에 비친 여소의 모습을 보며 가족들을 떠올렸다. 그리운 가족들이 어찌 지내고 있을지 궁금했다. 빙록이 가져온 빗속에서 피어난 라일락이, 사무치는 자신의 그리움을 표현하는 것만 같았다.
빙록이 자신이 입은 복숭아색 조끼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가씨, 오늘 제가 입은 옷 예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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