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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웃어른이 주신 선물



29화. 웃어른이 주신 선물

“네 잘못을 알겠느냐?”

“네, 잘 알겠습니다.”

그러나 대답과는 다르게 의아한 얼굴을 하는 손녀를 보며, 강씨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자신의 손녀는 천성적으로 성격이 급해, 평소에는 교육을 받은 대로 단아하고 고상한 모습을 가까스로 갖추는 듯했지만, 일만 생겼다 하면 화를 참지 못했다.

‘정말 한심하구나!’

이런 생각이 들자, 강씨는 즉시 생각을 멈췄다.

자신의 손녀가 정말 엉망이라 할지라도 잘 다듬어서 옥석으로 만들어야 했다. 어찌 되었건 서부의 동서에게 밀릴 수는 없었다.

“이만 됐다. 며늘아. 넌 여교를 데리고 돌아가거라. 앞으로 여교는 매일 네 시간 불경을 필사해서 수양을 쌓도록 해라!”

“어머님, 시간이…….”

오씨가 만류하자 강씨가 오씨를 매서운 눈으로 노려보았다.

“저 애가 발을 다쳤지, 손을 다쳤느냐? 곧 있으면 석가탄신일인데, 넌 설마 네 딸의 위신이 떨어지길 바라는 건 아니겠지?”

“아니에요, 어머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오씨는 여교를 데리고 강씨의 앞에서 물러났다. 여교는 할머니의 처소를 빠져나오며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꼈다.

‘4시간이라니, 수업 듣는 시간을 빼면 목욕할 시간도 없잖아!’

* * *

아화원의 서과원은 동부 사람들이 돌아가자 즉시 한산해졌다.

여희는 심호흡을 하고, 무릎을 꿇었다.

“할머니, 어머니, 제가 잠시 귀신에게 홀렸나 봐요. 제게 벌을 내려주세요!”

하씨가 화를 참지 못하고 꾸짖었다.

“어린 나이에 벌써 이렇게 악랄하다니. 어떻게 다른 사람의 편을 들고 네 동생을 모함할 수 있단 말이냐!”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얘진 여희는 몸을 덜덜 떨면서, 눈을 떨구고 말했다.

“제가 오늘 기분이 너무 안 좋아서, 잠시 잘못 생각했던 것 같아요. 어머니가 제게 화나신 것도 당연해요. 어떤 벌을 내리셔도, 원망하지 않을게요!”

여희는 그렇게 말하면서 이마를 땅에 대고 세게 부딪쳤다.

“어서 큰 아가씨를 일으키지 않고 뭣 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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