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화. 생소(笙簫)
“바로 이곳이에요.”
교소는 어느 저택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소명연은 가까이 다가가 대문을 두드렸다.
“누구시오?”
곧이어 문 여는 소리가 들렸고, 건장한 남자가 삐죽한 못이 가득 박힌 몽둥이를 들고 고개를 내밀었다. 남자의 얼굴에는 경계심이 가득했다.
소명연은 자신도 모르게 교소를 쳐다보았다.
‘남쪽의 문지기는 병기를 들고 손님을 맞이하는군…….’
놀란 것은 교소도 마찬가지였다.
놀란 그녀의 표정에, 소명연은 시선을 거두고 공손하게 말했다.
“나는 관군후다. 사 어르신을 만나 뵈러 왔다.”
“관군후라고요?”
문지기는 소명연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러자, 소명연은 소매 속에서 물건 하나를 꺼내어 그에게 내밀었다.
“내 명패이니, 네 주인에게 보여드려라.”
문지기는 명패를 받아보고도 의심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여기서 기다리시오!”
대문은 다시 ‘쾅’ 소리를 내며 닫혔다.
“혹여 제 문패가 가짜라고 의심하는 겁니까?”
“아니에요, 문지기는 글을 모를 뿐이에요.”
* * *
잠시 후, 대문이 열리고 오십 대 중반의 한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걸어 나왔다.
“어느 분이 관군후십니까?”
소명연은 연배가 높은 어른에게 올리는 예를 갖추었다.
“사 어르신, 저를 명연이라 불러주십시오.”
그가 고개를 들자, 그의 얼굴을 확인한 남자는 표정을 살짝 굳히더니, 이내 한동안 넋 놓고 그를 쳐다보다가 말했다.
“후작 나리, 안으로 드시지요.”
사 씨 저택은 크지 않았고, 남쪽의 정교함이 아닌, 북쪽의 소박한 느낌이 나는 곳이었다.
소명연은 주위를 살펴본 후, 남자를 따라 저택 안으로 들어가 앉았다.
“저는 장인어른 일가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가봉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형님의 부탁으로 어르신께 안부 인사를 드리러 이렇게 왔습니다.”
“그렇군요. 언제 오셨습니까? 요즘 집 안이 시끄러워서 바깥의 소식을 통 듣지 못했습니다.”
“이제 막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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