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화. 비단 주머니
얼마 지나지 않아, 의원이 도착했다. 등 씨는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큰애가 몸이 안 좋은 것 같으니, 한번 봐 주시지요.”
하 씨는 전에 없던 시어머니의 친절에 영 적응되지 않았다.
“어디 손을 내밀어 주십시오.”
의원은 하 씨가 내민 손목을 짚으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우리 며느리는 어떤가요?”
맥을 짚어본 의원은 이내 등 씨에게 공수하며 웃음을 지었다.
“노부인, 감축드립니다. 부인께서 회임하셨습니다.”
“네? 제가 무엇을 했다고요?”
“회임하셨습니다.”
대략 상황을 짐작하고 있던 노부인은 흥분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물었다.
“정말로 회임이 맞나요? 그럼 얼마나 된 건가요?”
의원이 웃으며 대답했다.
“이미 한 달이 조금 넘었습니다. 부인의 몸도 건강하시니 아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하지만, 큰애가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하고 있어요.”
“초기에는 당연한 일입니다. 위를 편안하게 해주는 약을 지어드릴 테니, 사흘에 한 번씩 드시면 나아지실 겁니다.”
노부인은 황급히 청균을 불러 의원에게는 후하게 사례하라 분부했다.
하 씨는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노부인과 의원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하 씨는 방안에서 웃음꽃이 퍼지는 것을 들으면서 마치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있었다.
“얼른 가서 큰 나리를 불러오너라!”
그 말에 하 씨가 정신을 차리고 노부인을 손을 붙잡았다.
“어머님, 제…… 제가 정말로 회임한 것이 맞나요?”
“그래, 회임이 맞다.”
등 씨는 대답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하 씨의 표정이 조금 이상한 것을 느끼고 황급히 입을 열었다.
“배 속의 아이를 생각해서 절대로 흥분하면 안 된다.”
하 씨는 급히 손으로 배를 가렸다.
“네, 어머님. 흥분하지 않을게요. 절대…….”
말을 마치기도 전에 하 씨는 그대로 혼절하고 말았다.
의원은 대문 밖을 나가기도 전에 또다시 불려 들어왔다.
소식을 접한 유 씨도 급히 청송당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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