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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화. 쓸데없는 참견



117화. 쓸데없는 참견

구양미우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황급히 교소를 뒤쫓아갔다.

두 사람은 정원의 한구석으로 걸어갔다.

해는 어느새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 있었다. 그늘지고 시원하던 정자를 벗어나자 뜨거운 열기가 순식간에 밀려왔다.

그러나 구양미우는 한기를 느끼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찻잔을 가져가던 손을 본 순간부터 온몸에 힘이 빠진 듯했다.

교소는 해당화 나무 아래에 걸음을 멈추고 구양미우를 돌아보았다.

“여 소저, 찻잔을 저에게 주세요!”

교소는 찻잔에 든 찻물을 흔들더니 그녀에게 내보이며 물었다.

“구양 소저, 이 안에 무엇이 들었나요?”

구양미우는 당황한 눈빛으로 황급히 대답했다.

“차……찻물이 들었지요.”

“그럼, 제가 마셔야겠네요.”

순간, 구양미우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이건 여 소저의 찻잔이 아니에요. 어째서 다른 사람의 찻잔을 들고 있는 거죠?”

교소는 웃으며 대답했다.

“시녀들이 이제 막 새로 갖다 놓은 찻잔이라 아직 아무도 마시지 않았어요.”

교소는 옷소매로 입을 가리고, 찻잔을 입쪽으로 가져갔다.

“안 돼요! 마시지 말아요!”

구양미우는 교소에게 달려들었다. 그러곤 교소의 손에 들린 찻잔을 뺏어 들고는 그대로 떨어트렸다.

차는 그대로 바닥에 흩뿌려졌고, 그러자 흰 연기가 한줄기 피어올랐다.

교소는 구양미우를 쳐다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비상이군요.”

구양미우는 당황한 표정이었다.

“당신…….”

교소는 바닥에 뒹구는 찻잔을 집어 들어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인공 연못을 향해 던졌다.

찻잔이 떨어지는 소리에 놀란 물새가 황급히 날갯짓하며 날아갔다. 새의 날개로부터 떨어진 깃털이 허공을 가르며 수면 위로 내려앉았다.

“구양 소저, 그 차를 난 소저에게 주려고 한 건가요?”

“무슨 차를 말하는 거죠?”

독을 넣은 차는 이미 교소에 의해 사라졌다. 구양미우는 흥분한 기색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냉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여 소저, 어째서 쓸데없이 남의 일에 참견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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