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6화. 사기꾼
육륜과 임근용은 함께 돌아와 임씨와 육씨 가문 사람들에게 배를 탈 준비를 하라고 말했다. 임근용은 아득한 강물과 어수선한 강신묘를 응시하다 자기도 모르게 육륜을 불렀다.
“다섯째 오라버니…….”
육륜이 흠칫 몸을 떨더니 한껏 경계하며 말했다.
“또 무슨 말을 하려고? 지금은 혼인하고 싶지 않다고 했잖아.”
그가 지금까지 경험한 바에 따르면 임근용은 육씨 가문에 시집온 후 늘 그를 오공자라고 불렀고 어릴 때처럼 공손하게 다섯째 오라버니라고 부를 때는 대부분 뭔가 부탁하거나 요구하려고 할 때였다.
육륜은 아마도 오는 동안 육함, 육선, 임옥진, 여씨, 육건립의 잔소리를 하도 많이 들어 이미 진절머리가 난 것 같았다. 임근용은 육륜이 죽지 않고 살아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데리고 와 그들을 도와 비적을 물리쳤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사람들이 지었던 복잡 미묘한 표정이 떠올라 자기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웃었다. 임근용이 웃으며 말했다.
“오라버니가 혼인할 생각이 없다면 나도 강요는 안 해요. 난 그저 우리 의랑이한테 오라버니는 아버지와 다름없는 사람이라는 걸 말해 주고 싶었을 뿐이에요. 나랑 민행이 사는 집도 언제까지나 오라버니의 집이고요.”
육륜은 차마 임근용 쪽으로 시선을 돌리지 못하고 저 멀리서 바람에 나부끼며 누웠다 일어났다 하는 갈대만 응시했다. 그는 두 마리 벌레 같이 시커먼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 풀고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잊지 않을게.”
임근용은 격앙된 감정을 애써 가라앉히며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 노력했다.
‘육륜 오라버니, 그거 알아요? 우리는 원래 다 죽을 운명이었어요. 오라버니는 독주 한 잔에 죽고, 난 이 앞에 있는 거대한 강물에 휩쓸려 죽을 운명이었다고요. 그런데 오늘, 이미 죽었어야 할 두 사람이 죽지 않고 이렇게 강가에 서 있잖아요. 우리가 희망에 찬 얼굴로 이렇게 새로운 삶을 기다리고 있는데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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