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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7화. 항해

537화. 항해

“집에서 나올 때부터 계속 이 옷을 입고 있었던 거요?”

육함은 두 손으로 옷을 움켜쥐고 그녀의 옷깃 쪽을 잡아 들어 올렸다. 그가 그녀를 응시하며 뭔가 말을 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맞아요, 그게 왜요.”

임근용은 괴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를 보고 자신을 나무라려는 거라 생각하고 절로 불평했다.

“왜 그런 눈으로 봐요? 당신이 이런 생각을 못 한 것까지는 그렇다 치겠지만, 내가 이렇게 주도면밀하게 준비를 한 걸 알았으면 칭찬을 해 줘야지, 당신은 그런 눈으로 보네요. 가족들이 먹고 마시는 게 어디 땅 파면 나오는 줄 알아요? 당신 아버지께서 꽃 같은 첩을 셋이나 데리고 오셨다고요.”

그녀는 이 무거운 상의를 입고 태연하게 비적의 검문을 견뎌냈다. 또 평주성에서 구씨 가문의 장원까지 걸어오면서도 피곤하다는 말 한 마디 하지 않았다. 그녀가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아 남편인 육함조차 임근용이 이러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육함이 이마를 문지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밤에는 벗어놓고 자요.”

임근용이 반대한다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벗어 두면 당신이 나 대신 입고 잘 거예요? 지금 때가 어느 땐데 그런 소리를 하고 그래요? 남들한테 들통나지 않으려면 늘 몸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거 몰라요?”

육함은 그녀의 새하얀 뺨을 두 손으로 힘껏 비비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말했다.

“강에 해적들이 있는데, 혹시라도…….”

모두가 기뻐하고 있는 이런 때에 육함도 그런 말을 입에 올리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는 임근용이 그의 마음을 헤아려 자발적으로 자기 뜻에 따라 주기를 바랐다.

임근용이 그의 말을 듣고 가볍게 말했다.

“알아요, 목숨보다 소중한 건 없다는 거. 그러니까 때 되면 내가 알아서 벗을게요.”

꼭 그런 일이 아니더라도, 솜옷과 솜치마가 물에 젖는 일이 생긴다면 너무 무거워져서 결국 다 벗어버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임근용도 그렇게까지 멍청한 사람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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