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화. 남처럼 대하다.
노부인이 청운에게 추동을 데리고 화원을 구경하라고 했으니, 청운은 추동을 데리고 화원을 거닐었다.
멀리 걸어가자, 청운이 추동에게 말했다.
“왜 저를 지목하셨어요?”
추동은 단아하게 웃으며 말했다.
“다른 사람들은 잘 몰라서요.”
“그게 다예요?”
청운이 웃으며 물었다.
추동도 웃었다.
“그럼요. 셋째 아가씨께서는 뭐라고 생각하셨는데요?”
청운은 목이 막혔고, 웃으며 말했다.
“정말로 황상께서 아버지께 추동 아가씨를 하사하신 거예요?”
추동이 고개를 끄덕이고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셋째 아가씨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군주를 모시는 일은 호랑이의 곁에 있는 것과 같아요. 제가 황상의 곁에서 여섯 해를 보필했는데, 매일 걱정으로 가득 찬 나날들이었죠. 궁에서의 매일은 눈으로 보는 것처럼 부귀영화만을 누리는 삶이 아니라, 피비린내가 진동을 하는 삶입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기다렸어요. 제가 스물두 살이 되어 시집을 가게 될 날을요. 그런데 이렇게 바람이 이루졌네요.”
그렇게 말하며 추동은 고개를 돌려서 청운에게 말했다.
“이 은전(恩典)은 황상께서 저에게 상으로 주신 거예요.”
청운이 웃었다.
역시 추동이 안정후부에 올 수 있었던 건, 초북이 꾸민 일이었다.
초북의 능력은 결코 작지 않았다. 이렇게 거물급 인물을 들여보내다니.
이품 궁녀라. 대부인의 고명봉호(誥命封號)도 이품이었다.
황상의 곁에서 여섯 해를 보필했을 정도면, 일을 꼼꼼히 할 터였다.
초북이 떠오르자, 청운은 초북이 아직도 닭과 오리를 굽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했다.
청운이 갑자기 멍하니 있자, 추동이 청운을 불렀다.
청운의 정신이 돌아왔고, 청운은 뺨을 붉히며 말했다.
“죄송해요. 순간 정신이 나가서, 뭐라고 하셨죠?”
추동이 헛웃음을 지었다.
“별 말 안했어요. 그저 황상께서 특별히 셋째 아가씨와 진남후부 큰도련님을 중시하시는 것 같다고요.”
청운이 어깨를 으쓱이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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