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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화. 남

267화. 남

그동안 북원만 관리했던 넷째 부인은 요즘 심가 전체 살림을 관리하려니 힘에 부쳤다. 그녀는 너무 많은 일은 관리하고 싶지 않았다.

이제 심랑지도 나이가 찼으니 장가를 갈 때였다. 새색시가 심가에 들어오면 큰집 살림을 맡아서 관리할 테니 그때가 되면 그녀는 그냥 옆에서 도와주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하지만 괜찮은 처자를 고르기가 어디 그렇게 쉬운 일인가. 현명한 아내를 들여야 남편이 화를 적게 입는다고, 만에 하나 잘못 고르기라도 한다면 심랑지와 심가 전체에 화가 미칠 수도 있는 일이었다.

넷째 부인은 이렇게 중요한 책임을 떠맡는 게 너무 부담스러웠다.

심모가 말했다.

“제가 오라버니께 아주 좋은 혼처를 알아보았습니다. 오라버니도 아주 마음에 들어 하는 아가씨랍니다.”

넷째 나리가 그 소리를 듣고 웃으며 말했다.

“좋아하는 아가씨가 있다니, 어느 집안 아가씨입니까?”

“대국공부 큰아가씨입니다.”

심모의 대답에 넷째 나리는 말을 잇지 못했다.

차를 마시고 있던 심균도 심모의 말에 사레가 들려 콜록콜록 기침을 해댔다.

노부인이 심모를 보며 되물었다.

“랑지가 대국공부 큰아가씨를 좋아한다는 말입니까?”

심모가 고개를 끄덕였다.

“안 되나요?”

안 되는 게 아니라 감히 넘볼 수 없는 집안이니까 그런 거 아니겠는가.

목소리를 가다듬던 넷째 부인도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하고 있을 때 결국 심균이 입을 열었다.

“대국공부에서 어찌 큰아가씨를 랑지에게 시집보내려 하겠습니까? 심가가 혼담을 넣으러 가는 것만으로도 남들의 비웃음을 당할 겁니다.”

집안 사람들이 이런 반응을 보일 거라고 예상했던 심모가 웃으며 말했다.

“안 될 건 또 뭐가 있습니까? 대국공부도 이미 승낙을 하였습니다.”

“…….”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심가는 대국공부에 비하면 한참 떨어지는 집안이었다. 며느리는 고개를 숙이고 맞이하고, 딸은 고개를 쳐들고 시집을 보낸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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