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화. 재수 없는 일을 당하다
모란원.
남장군주는 화가 난 채 나한상(*罗汉榻: 옛 중국의 전통 가구. 누워있을 수 있는 긴 의자)에 앉아있었다.
조 어멈이 쟁반을 앞으로 내밀었다.
쟁반에는 여종이 달인, 평정심을 찾아주는 약이 있었다.
약을 앞에 대령하여 남장군주에게 마시라고 권했더니, 남장군주는 손을 들어 올리고 약사발을 엎어버렸다.
그녀가 살면서 가장 싫어하는 것이 약을 먹는 것이었다.
약 냄새를 맡기만 하면 바로 속이 메스꺼워졌다.
그리고 더욱이, 자신이 동향후 부녀에게 당해 약을 먹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조 어멈은 한숨을 쉬며, 어떻게 해야 약을 드실는지 고민했다.
군주는 지금껏 이런 수모를 겪어본 적이 없었다.
오전에 동향후가 와서 심기를 건드렸는데, 그 여운이 가라앉기도 전에 그 자의 딸이 다시 와서 불을 지피지 않았던가.
돈을 물어주는 것은 그렇다 쳐도, 딸까지 세 시진이나 무릎을 꿇리게 하다니.
불면 꺼질까, 쥐면 터질까, 금이야 옥이야 귀하게 키운 딸이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남장군주를 다독여도 소용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 조 어멈이 말했다.
“그 땅은 저희 진국공부에서 아가씨에게 준 것이나 다름없으니 잊어버리세요, 마님.”
쉽게 얻었다고 우쭐해서는, 군주께서 큰 아가씨를 벌하시도록 하기까지 했으니, 어찌 달갑겠는가!
남장군주가 이를 갈며 말했다.
“그 땅은 무슨 일이 있어도 되찾아 올 것이다!”
조 어멈은 남장군주를 바라보았다.
이미 큰 새아기씨의 손에 들어갔는데 되찾겠다니, 호랑이 입속에서 먹이를 빼앗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늘에 오르는 것만큼 어려울 것이 분명했다.
남장군주는 그녀에게 귀를 갖다대라고 손짓하더니, 몇 마디를 속삭였다.
조 어멈의 눈이 반짝거렸다.
“역시 군주 마님께서는 총명하십니다.”
“어서 가서 처리하거라.”
* * *
천향루 근처의 찻집.
남안군왕 일행은 앉아서 땅콩을 까먹고 있었다.
탁자 위에는 땅콩 껍질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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