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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

대순국(大舜國)의 태자와 공자들이 수학하던 아름다운 무애해각. 누군가의 음모로 인해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인 그곳에서 옥형선생(玉衡先生)의 손녀이자 대순국 최고의 재녀였던 옥종화는 목숨을 잃고 만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본 것은 무애해각이 아닌, 지금은 가세가 기울어진 지씨 가문의 저택이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모두가 그녀를 지씨 가문의 적장녀 지온 소저라고 부른다는 것! 숙부의 농간으로 인하여 혼약자를 빼앗겼다는 연유로 자진을 시도하고, 끝내 실성하고야 만 어리석은 계집. 친부모가 죽고 가산을 전부 숙부에게 빼앗기게 된 불쌍한 아가씨. 이러한 평판에 휩싸인 지온의 몸에 빙의한 것도 모자라, 알고 보니 세상 사람들은 무애해각이 불길에 휩싸였던 연유가 해구(海寇)의 침입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니? ‘아니야! 내 조부님을 활로 쏘아 죽이고 태자 전하를 시해한 이들은 해구가 아니었다!’ 천운으로 인해 지온으로 새롭게 태어나 복수를 다짐하는 옥종화! 그러나 그러려면 그 전에 이 지씨 가문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만 한다! 이전과 다르게 갑자기 기품 있고 재치 있게 구는 조카의 모습에 욕심 많은 숙부네 가족은 허둥지둥하고, 슬기로워 보이는 지온의 모습에 유씨 가문의 대공자 유신지는 끌리고야 마는데! 그리고 그런 지온에게서 그리워하던 여인의 모습을 겹쳐보는 북양왕가의 공자 루안. ‘왜 저 여자를 보면 그 여자가 생각이 나는 걸까?’ 원제: 天芳(천방)

윈지 · Fantasi
Peringkat tidak cukup
385 Chs

366화. 반목

366화. 반목

경소소는 잠시 넋이 나간 듯 서 있다 고개를 돌려 유민에게 물었다.

“지온 언니가 왜 저러지? 왜 우리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거야?”

유민은 마음속으로 짐작이 가는 바가 있었지만, 사람들 앞에서 말하긴 그래서 대충 얼버무렸다.

“지온 언니도 이제 결혼을 했고 부군도 돌봐야 하니, 바쁜 일이 많을 거예요. 당연히 예전과는 다르겠죠.”

경소소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루 통정 때문이라고?”

유민은 제대로 대답하지 않고 그녀를 끌어당기며 말했다.

“경 언니, 우리도 이제 가요.”

경소소는 가라앉은 기분으로 마차에 오를 때까지 참고 있다가 마침내 말을 꺼냈다.

“루 통정이 신임을 잃고 지금 네 오빠가 궁에 들어가 폐하를 모시고 있잖아. 그래서 지온 언니가 우리한테 화가 난 거라고? 믿을 수가 없네. 언니가 그럴 사람이 아닌데.”

유민도 믿지 않았다. 그녀는 뭔가 다른 이유가 있다는 걸 예민하게 눈치챘지만, 일단은 경소소를 위로하는 수밖에 없었다.

* * *

집으로 돌아와 유민은 유신지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다행히 약속이 없던 유신지가 일찍 돌아와 있었던 덕분에 그녀는 헛걸음을 면할 수 있었다.

“큰 오라버니!”

유신지는 자신도 법도를 잘 지키지 않으면서 허세를 부리며 여동생을 꾸짖었다.

“이것 봐, 아주 천방지축이구나! 대체 어디가 양갓집 규수야.”

유민은 그의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고 물었다.

“내가 오늘 소소 언니랑 외출했다가 지온 언니를 만났거든. 근데 언니가 우리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거야. 도대체 무슨 일이지?”

“어?”

유신지가 흥미롭다는 듯이 물었다.

“상황이 어땠느냐? 자세히 말해 보거라.”

유민은 당시 지온의 표정을 포함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유신지는 다 듣고 나서 웃음을 터트렸다.

유민이 조급해하며 말했다.

“큰 오라버니! 대체 무슨 일이냐니까! 소소 언니는 그것 때문에 거의 울 뻔했는데 오라버니는 웃음이 나와! 웃을 거면 나중에 혼자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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