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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

대순국(大舜國)의 태자와 공자들이 수학하던 아름다운 무애해각. 누군가의 음모로 인해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인 그곳에서 옥형선생(玉衡先生)의 손녀이자 대순국 최고의 재녀였던 옥종화는 목숨을 잃고 만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본 것은 무애해각이 아닌, 지금은 가세가 기울어진 지씨 가문의 저택이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모두가 그녀를 지씨 가문의 적장녀 지온 소저라고 부른다는 것! 숙부의 농간으로 인하여 혼약자를 빼앗겼다는 연유로 자진을 시도하고, 끝내 실성하고야 만 어리석은 계집. 친부모가 죽고 가산을 전부 숙부에게 빼앗기게 된 불쌍한 아가씨. 이러한 평판에 휩싸인 지온의 몸에 빙의한 것도 모자라, 알고 보니 세상 사람들은 무애해각이 불길에 휩싸였던 연유가 해구(海寇)의 침입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니? ‘아니야! 내 조부님을 활로 쏘아 죽이고 태자 전하를 시해한 이들은 해구가 아니었다!’ 천운으로 인해 지온으로 새롭게 태어나 복수를 다짐하는 옥종화! 그러나 그러려면 그 전에 이 지씨 가문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만 한다! 이전과 다르게 갑자기 기품 있고 재치 있게 구는 조카의 모습에 욕심 많은 숙부네 가족은 허둥지둥하고, 슬기로워 보이는 지온의 모습에 유씨 가문의 대공자 유신지는 끌리고야 마는데! 그리고 그런 지온에게서 그리워하던 여인의 모습을 겹쳐보는 북양왕가의 공자 루안. ‘왜 저 여자를 보면 그 여자가 생각이 나는 걸까?’ 원제: 天芳(천방)

윈지 ·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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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5 Chs

365화. 소문

365화. 소문

유신지의 차례가 되자 세 사람은 내심 기대했다.

한 사람만 욕을 먹으면 창피하지만, 모두가 함께 욕을 먹으면 누구도 비웃을 수 없었다.

특히 이 유씨 가문의 대공자는 기세가 대단해서 오기 전부터 주변 사람들이 모두 십중팔구 그가 황제의 측근이 될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유신지는 태연한 표정으로 황제 앞으로 가서 재빨리 상소문 몇 묶음을 펼쳐놓았다.

“폐하, 이것들은 사형 사건에 대한 재판입니다. 사건이 명백하고 증거가 충분하니 범인이 숨기지 않고 자백만 하면 통과시켜도 될 것 같습니다. 이 몇 건은 양형이 너무 무겁다는 의심이 드는 사건입니다. 여기 보십시오. 범인은 오랫동안 죽은 사람의 핍박을 받아 격분하여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용서할 만하니 재심을 청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 사건은 사건의 경위가 비교적 복잡한데 적용된 법령이 불합리한 것 같습니다…….”

그가 끊임없이 말했지만, 황제는 짜증을 내지 않았다!

통과시킬 것은 통과시키고, 재심해야 할 것은 재심하는 것으로 분류했다. 마지막 사건은 유신지의 의견에 따라 형부와 대리사에서 판결의 합리성을 다시 따져보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한 무더기의 상소문을 처리한 황제는 기분이 상쾌해졌다.

“자네가 일을 참 잘했군.”

유신지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폐하께서 매일 격무에 시달리시는데 소신의 변변치 못한 재주나마 보탤 수 있다면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

그가 욕을 먹기를 기대했던 세 사람은 마음속으로 으르렁거렸다.

‘일을 이런 식으로 처리하려던 거였어? 그럼 우리라고 왜 못 하겠어!’

‘어서방에 와서 폐하의 정무를 보조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수업을 하는 것이었구먼.’

‘정리가 어쩌고 총괄이 어쩌고 간에 그냥 폐하께 직접 어떤 것은 결재할 수 있고, 어떤 것은 안 되고 안 되는 것은 왜 안 되는지 알려주면 끝이 아닌가?’

어차피 정사당에서 다시 검토하기 때문에 큰 실수가 생길 리 만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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