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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

대순국(大舜國)의 태자와 공자들이 수학하던 아름다운 무애해각. 누군가의 음모로 인해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인 그곳에서 옥형선생(玉衡先生)의 손녀이자 대순국 최고의 재녀였던 옥종화는 목숨을 잃고 만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본 것은 무애해각이 아닌, 지금은 가세가 기울어진 지씨 가문의 저택이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모두가 그녀를 지씨 가문의 적장녀 지온 소저라고 부른다는 것! 숙부의 농간으로 인하여 혼약자를 빼앗겼다는 연유로 자진을 시도하고, 끝내 실성하고야 만 어리석은 계집. 친부모가 죽고 가산을 전부 숙부에게 빼앗기게 된 불쌍한 아가씨. 이러한 평판에 휩싸인 지온의 몸에 빙의한 것도 모자라, 알고 보니 세상 사람들은 무애해각이 불길에 휩싸였던 연유가 해구(海寇)의 침입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니? ‘아니야! 내 조부님을 활로 쏘아 죽이고 태자 전하를 시해한 이들은 해구가 아니었다!’ 천운으로 인해 지온으로 새롭게 태어나 복수를 다짐하는 옥종화! 그러나 그러려면 그 전에 이 지씨 가문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만 한다! 이전과 다르게 갑자기 기품 있고 재치 있게 구는 조카의 모습에 욕심 많은 숙부네 가족은 허둥지둥하고, 슬기로워 보이는 지온의 모습에 유씨 가문의 대공자 유신지는 끌리고야 마는데! 그리고 그런 지온에게서 그리워하던 여인의 모습을 겹쳐보는 북양왕가의 공자 루안. ‘왜 저 여자를 보면 그 여자가 생각이 나는 걸까?’ 원제: 天芳(천방)

윈지 · Fantasi
Peringkat tidak cukup
385 Chs

194화. 울고 싶은 부윤 나으리

194화. 울고 싶은 부윤 나으리

호은의 말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또한, 서생들이 고한 금군통령 소달의 무고(誣告) 건 또한 짐이 알고 있는바, 서생들에게 대면하여 고할 기회를 허한다. 유필(*諭畢: 가르침을 마치다. 성지의 끝에 붙이는 말).”

성지를 모두 읽은 호은이 빙긋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서생들의 인원이 너무 많아 폐하께서 모두 만나기 어려우실 것이니 대표 몇 명만 뽑아 주시겠나?”

믿어지지 않는 상황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던 서생들 사이에서 터질 듯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관원들이 대경실색하여 정신이 쏙 빠진 사이, 안정을 되찾은 서생들은 줄줄이 예를 올리기 시작했다.

“폐하의 황은에 감사드리옵니다!”

성루 위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여강이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폐하, 보시옵소서. 그래도 예의를 아는 이들이옵니다. 신이 천수서원에서 저들을 가르쳤기에 어떤 품성을 가졌는지 잘 알고 있사옵니다. 저들은 무도하게 일을 벌이는 이들이 아니옵니다.”

황궁 밖에서 들려오는 환호 소리에 마음이 무척 흡족해진 황제가 여강을 향해 눈을 흘겼다.

“인제 보니 자네가 제자들을 위해 읍을 하러 온 것이었구먼.”

껄껄, 웃음을 터트린 여강이 두 손을 모아 황제를 향해 공수했다.

“폐하께 우스운 꼴을 보이고 말았사옵니다. 소 장군께서 제 자식을 두둔하시니, 신 역시 제 제자를 보살펴야 하지 않겠사옵니까.”

여강의 말을 들은 황제는 골치가 아픈 것이 아니라 도리어 감개무량함을 느끼고 있었다.

“무애해각의 선생께서도 그리하셨었지…….”

말을 꺼내려던 황제가 다시 입을 다물더니 그대로 몸을 돌렸다. 그리곤 명을 내렸다.

“돌아간다.”

* * *

대희가 내시를 따라 황궁 안으로 들어갔다.

부아에 파견된 금위(禁衛)와 함께 사건에 관련된 이들이 연이어 입궁하는 것까지 본 지온이 입을 열었다.

“우리도 돌아가죠.”

유신지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아쉬워서 눈도 못 떼시면서 돌아가실 수는 있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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