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화. 울고 싶은 부윤 나으리
호은의 말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또한, 서생들이 고한 금군통령 소달의 무고(誣告) 건 또한 짐이 알고 있는바, 서생들에게 대면하여 고할 기회를 허한다. 유필(*諭畢: 가르침을 마치다. 성지의 끝에 붙이는 말).”
성지를 모두 읽은 호은이 빙긋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서생들의 인원이 너무 많아 폐하께서 모두 만나기 어려우실 것이니 대표 몇 명만 뽑아 주시겠나?”
믿어지지 않는 상황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던 서생들 사이에서 터질 듯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관원들이 대경실색하여 정신이 쏙 빠진 사이, 안정을 되찾은 서생들은 줄줄이 예를 올리기 시작했다.
“폐하의 황은에 감사드리옵니다!”
성루 위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여강이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폐하, 보시옵소서. 그래도 예의를 아는 이들이옵니다. 신이 천수서원에서 저들을 가르쳤기에 어떤 품성을 가졌는지 잘 알고 있사옵니다. 저들은 무도하게 일을 벌이는 이들이 아니옵니다.”
황궁 밖에서 들려오는 환호 소리에 마음이 무척 흡족해진 황제가 여강을 향해 눈을 흘겼다.
“인제 보니 자네가 제자들을 위해 읍을 하러 온 것이었구먼.”
껄껄, 웃음을 터트린 여강이 두 손을 모아 황제를 향해 공수했다.
“폐하께 우스운 꼴을 보이고 말았사옵니다. 소 장군께서 제 자식을 두둔하시니, 신 역시 제 제자를 보살펴야 하지 않겠사옵니까.”
여강의 말을 들은 황제는 골치가 아픈 것이 아니라 도리어 감개무량함을 느끼고 있었다.
“무애해각의 선생께서도 그리하셨었지…….”
말을 꺼내려던 황제가 다시 입을 다물더니 그대로 몸을 돌렸다. 그리곤 명을 내렸다.
“돌아간다.”
* * *
대희가 내시를 따라 황궁 안으로 들어갔다.
부아에 파견된 금위(禁衛)와 함께 사건에 관련된 이들이 연이어 입궁하는 것까지 본 지온이 입을 열었다.
“우리도 돌아가죠.”
유신지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아쉬워서 눈도 못 떼시면서 돌아가실 수는 있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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