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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화. 정표



220화. 정표

말을 마치자마자 남궁성은 조씨에게 예를 표한 후, 곧바로 방을 떠나려고 했다.

그러자 얼굴이 확 굳어진 조씨가 다급히 최후의 수단을 꺼내며 아들의 뒷모습을 향해 외쳤다.

“성아! 류 소저는 이미 네 외사촌 형님께 염낭을 정표로 주었다! 그리 믿기 힘들거든 네가 직접 자앙이에게 물어보거라!”

밖으로 나가려던 남궁성의 몸이 그대로 굳어 버렸다. 그의 발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조씨는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소매를 붙잡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성아, 어미가 어찌 널 속이겠느냐. 그러니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보거라. 언제든지 자앙이한테 물어봐도 좋다. 하지만 지금은 문안인사 시간이 다 되었으니, 우선 나랑 함께 할머니께 가자구나.”

남궁성은 주먹을 꽉 쥔 채 한참 동안 아무 말도 없었다. 그는 당장이라도 류청청을 찾아가 확인해 보고 싶었지만, 그의 이성이 자꾸만 이렇게 해선 안 된다고 외치고 있었다. 만약 그가 여인들이 기거하는 안뜰에 갑작스럽게 들어가 류청청을 불러낸다면, 둘 사이에 아무 일이 없어도 괜한 소문이 돌 수 있었다. 그리 되면 류청청에게 좋을 게 없었다.

그는 깊이 숨을 내뱉으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러고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조씨는 속으로 안도했다.

‘그래, 너무 급히 갈 필요 없어. 이 일은 천천히 진행해야 돼! 지금은 성이를 진정시키는 게 먼저야!’

* * *

잠시 후, 남궁옥도 조씨의 방으로 찾아왔고, 세 사람은 함께 영안당으로 갔다.

세 사람이 본채 앞에 도착하자마자 녹아가 앞으로 나와 예를 표하며 말했다.

“큰부인, 큰도련님, 큰아가씨를 뵙습니다. 지금 선평후부 세자비께서 와계십니다. 노마님과 함께 동챗방에서 대화중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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