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0화. 때리고 싶어서
이때 사릉고홍이 갑자기 손을 앞으로 뻗었다. 마치 허공에서 무언가를 잡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자 그의 손 앞에 검은 안개가 나타났고, 곧이어 깜짝 놀란 듯한 비명이 울리며 한 줄기 은빛이 방 안에 나타났다.
“뭐, 뭐야? 어라, 당 아가씨!”
바닥에 쓰러진 사람이 창백한 얼굴로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나 당염원을 발견하자마자 두 눈이 환해졌다.
이 사람은 바로 아까 마주쳤던 남소예였다. 한 줄기 은빛이 그의 화려한 은빛 머리칼에 닿았다.
“난 너에게 이름을 알려 준 적이 없어.”
당염원은 사릉고홍이 왜 남소예를 잡아 온 것인지 묻지 않았다. 대신 바닥에서 일어난 남소예를 향해 말했다.
“내 뒷조사를 한 거야?”
이는 물음이 아니라 확신에 찬 진술에 가까웠다.
남소예의 얼굴에 난감함과 만족감이 동시에 스쳤다. 그는 확실히 사람들을 시켜 당염원을 조사하게 했다. 그렇게 그녀의 이름과 집안 상황을 알아냈다. 당염원은 용린 조직을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당염원에 대해 정확히 조사할 수 있었던 건 화람 사관학교에서 보보가 사건을 일으켰을 때 학교로 몰려든 기자들이 그들 일가의 행동을 목격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남가의 권세 덕분이었다.
“당 아가씨, 화내지 마세요.”
남소예가 짐짓 신사적인 태도로 말했다.
“전 단지 당 아가씨와 친구가 되고 싶을 뿐, 다른 나쁜 뜻은 없었습니다.”
남가의 세력, 그리고 강가와의 관계를 생각하면 그는 누구도 자신을 거절할 수 없다고 믿었다.
당염원이 가볍게 손을 휙 저었다. 그 부드러운 동작은 마치 흘러가는 시냇물과 같았고, 이보다 더 매끄러울 수 없을 만큼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그 작은 손을 흔들자 나타난 바람은 실로 무시무시했다. 바람이 순식간에 남소예의 눈앞에 도달해 그의 얼굴을 세게 내리쳤다. 그는 그 바람에 날려 공중에서 한 바퀴를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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