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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8화. 분노한 교교

558화. 분노한 교교

불이 붙은 곳은 서재였다. 처음에 병사들은 불이 났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고, 불길이 그대로 퍼지면서 점점 거세졌다. 서재의 문서나 중요한 물건들이 전부 타버렸다.

옥첩(玉牒).

대력조(大曆朝) 황족의 옥첩.

그것은 황보(皇甫)가의 족보였다!

황족의 후손들은 전부 옥첩에 기록되어 있으며, 유일하게 그들의 신분을 추종할 수 있는 물건이었다!

옥첩이 사라지면 아무도 황보가에 어떤 후손이 살아남았는지 알 수 없다. 그리고 황보쟁(皇甫峥)이 전조 황족과 무슨 관련이 있었는지에 대한 기록도 사라진다.

나라를 물려주는 옥새는 잃어버리면 다시 찾을 수 있고, 손상되면 다시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수백 년 된 황족의 족보만은 사라지면 다시는 찾을 수 없었다.

이 불이 태워버린 것은 단순히 대력조의 옥첩이 아닌 황보가의 운명이었다.

황보가의 운명은 끝이 났다…….

부마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황보가 강산의 운명을 태우고 있는 불길을 바라보며 분노가 뼛속까지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그는 잠시 비틀거렸다.

그는 머릿속에 그 생각을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검을 들고 있는 그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공주님은?”

그는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병사에게 물었다.

“공주님께서는 나가셨습니다.”

“나갔다는 말은 무슨 말인가?”

부마가 눈살을 찌푸렸다.

“좀 걷다가 들어오신다고 했습니다.”

병사가 답했다.

부마는 영안 공주가 정원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내버려 두었다. 이곳은 산 위라 걱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며칠째 집밖에 나오지도 않다가 갑자기 산책이라?

부마는 그제야 영안 공주가 병을 치료하려고 동 의원을 불렀다는 말이 떠올랐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다급하게 돌아왔는데 화재를 보는 순간 중요한 일을 잊어버렸다.

아니, 이 화재가 옥첩을 태워버린 것이야말로 큰일이지.

그러나 이미 다 타버렸으니 재를 걷어낼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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