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7화. 영안 공주
고교에게도 마을 사람 전체를 구해줄 만큼 많은 약은 없었다. 만약 그 정도의 약이 있었더라면 애당초 역병의 근원을 차단하려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교는 수액을 다 맞은 후, 주사기를 빼고 의료 소모품을 챙겼다.
“저녁 먹을 시간이 다 되었네요. 부엌에서 음식 좀 가져올게요.”
동 의원이 말하면서 밖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다시 허겁지겁 돌아오더니, 깜짝 놀란 얼굴로 들어와 문을 닫아버렸다.
“큰일 났어요! 부마가 오고 있어요! 당신을 죽이겠다고 난리에요!”
“날 죽여?”
“손에 검을 들고 오고 있었어요! 당신을 안 해칠 거면 그 검으로 나무를 자르겠습니까?”
동 의원은 발을 동동 굴렀다.
익왕의 목숨이 다해가고 있었다. 그래서 결국 고교를 죽여 분풀이하려는 것일까?
고교가 싸늘하게 동 의원을 바라보았다.
“비켜.”
“저저, 저 당연히 비킬 건데…… 당신을 보호할 생각 없어요.”
동 의원은 말을 하면서도 다리에 힘이 풀려 움직이지도 못했다…….
고교는 일어서서 동 의원에게 걸어가 손을 내밀어 그를 잡았다.
이때, 부마가 방문을 밀었다.
두 사람이 마주치려는 순간, 밖에서 병사가 다급하게 보고를 올렸다.
“어르신! 큰일이 났습니다! 공주님이 다치셨습니다!”
고교는 문밖의 사람이 빠르게 떠나가는 소리를 들었다.
“가가가가가…… 갔나?”
동 의원이 더듬거리며 말했다.
“응.”
고교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동 의원을 놓았다.
“갔어.”
동 의원은 두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누가 온다.”
고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동 의원은 다시 허겁지겁 일어서서 고교의 뒤로 숨었다!
고교는 경계하듯이 꽉 닫힌 방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은침을 꺼냈다.
쿵, 쿵, 쿵.
문밖에서 누군가 가볍게 문을 두드렸고, 이어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는 공주의 시녀 연아(蓮兒)입니다. 공주님이 보냈습니다.”
고교는 동 의원을 바라보았고, 동 의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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