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화. 어떻게 이런 일이!
소 상서는 여광문을 따라 미리 잡아둔 방으로 들어갔다. 그는 그제야 교소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소년은 뛰어난 용모에 행동은 소탈하고 대범하여, 조금도 여인의 티가 나지 않았다. 그 모습에 소 상서는 속으로 놀라며 확인 차 물었다.
“여수찬, 정말 자네의 딸이 맞는가?”
여광문이 우쭐한 얼굴로 말했다.
“당연하죠. 다른 사람의 딸이 어찌 절 따라오겠습니까.”
교소는 묵묵히 시선을 내렸다.
여광문의 말은 이치에 맞았지만, 사실 그녀는 진짜 여소가 아니었다. 교소는 어쩐지 여광문에게 면목이 없어 할 말을 잃었다.
소 상서가 교소에게서 시선을 거둬들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그럼 여 소저, 우리 시작합시다.”
교소가 시원스럽게 웃었다.
“장원 대인, 앉으시지요.”
소 상서는 그 말을 듣고 여광문을 곁눈질로 보며 생각했다.
‘이놈이 그래도 내가 장원인 줄은 알고 딸에게 소개했나 보군. 참으로 가상하다, 정말 가상해!’
두 사람이 마주 앉았다. 교소는 먼저 흑돌을 집어 들고 웃으며 말했다.
“대인, 먼저 두시지요.”
소 상서는 반짝이는 백돌을 쥐고 웃는 얼굴로 생각에 잠겼다.
바둑을 둘 때, 지위가 높은 자는 백돌로 먼저 두고, 고수는 나중에 백돌로 두는 관례가 있었다.
그런데 이 아이가 그에게 백돌로 먼저 두라는 것은, 그의 지위가 그녀보다 높은 것은 인정하나, 바둑 수준은 만만치 않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과도 같았다.
‘정말 재밌는 아이로군. 바둑 수준은 어떤지 시험해봐야겠는데.’
소 상서는 그런 생각을 하며 여유롭게 두 점을 놓았다.
교소는 흑돌을 쥐고 잠시 생각을 하다 바둑알을 놓았다.
한 시진 후.
소 상서가 바둑판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비기다니!”
바둑판과 전장에서 비길 확률은 극히 낮았다. 소 상서는 최근 몇 년간 이런 적이 없었다.
그는 침착한 표정의 교소를 지긋이 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다시 한 판 두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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