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4화. 귀향
궁의 법도대로 대신들의 제안을 두 차례 거부한 예왕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용포를 걸치며 다음 대의 황제로 즉위했다.
예왕이 황제가 된 후 제일 처음 내린 명령은, 명강제를 도의 길로 이끌어 좋지 않은 결말을 맞게 한 장 천사를 처벌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예왕이 그런 명령을 내릴 때쯤 장 천사는 이미 자취를 감춘 뒤였다.
황제는 뒤늦게 그 사실을 알고 매우 분노하며 금린위와 근위병, 금오위 등 지난 번 소란으로 크나큰 전력 손실을 맞은 부대를 재정비하고, 그들에게 장 천사를 찾아오라 명령을 내렸다.
장 천사뿐만 아니라 명강제가 궁으로 불러들였던 모든 도사들이 밖으로 내쫓겼고, 예왕의 단호한 행보에 문무백관들이 환성을 내질렀다.
드디어 하늘이 그들에게 제대로 된 황제를 보내준 것이었다!
선황의 상은 보통 백성들과는 달리 비교적 간단하게 치러지는 편이었다. 년 단위를 달로 바꿔 3개월 동안만 주의를 하면 되었다.
하지만 예왕이 신경 쓰는 것은 그런 게 아니었다. 경성에 돌아와 황제의 자리에 올라섰음에도 악몽이 계속되고 있었다.
그 악몽과 함께 여자를 안고 싶다는 마음도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예왕은 그 대신 계속해서 관군후만을 찾았다. 그가 곁에 있어준다면 제대로 잠을 잘 수 있을 것만 같았던 것이다.
물론 상을 치르는 동안 여인과는 가까이 하면 안 된다는 풍습이 있었지만, 문제는 그 상을 전부 치르고 난 다음에도 여인과 가까이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황제가 후사를 만들지 못한다는 것은 꽤나 중요한 문제였다.
그렇게 고민에 빠진 예왕이 퀭해진 얼굴로 눈을 비비고 있을 때, 소명연이 그를 찾아왔다.
“관군후가 왔다고? 어서 안으로 들라 하라!”
새로운 황제가 활짝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
* * *
새로 즉위한 황제, 즉 신제(新帝)는 관군후가 대전으로 드는 그 시간도 영겁처럼 느껴질 정도로, 그가 오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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