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화. 후회는 없다
“아버지, 뭔가 저에게 하실 말씀이 있으십니까?”
정안후가 굳은 얼굴로 소명연을 바라보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명연아, 네 큰 형과 막내 동생, 모두 너보다 한참은 모자라단다.”
“아버지, 그런 말씀은 저에게 너무 과분합니다.”
정안후는 미소를 지으며 마음의 결정을 내린 듯 입을 열었다.
“그렇게 겸손할 것 없다. 네가 경연이나 석연보다 뛰어난 건 딱히 이상한 일이 아니다. 네 친아버지 역시 굉장히 뛰어난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었다. 그의 아들인 네가 다른 이들보다 뛰어난 것은 당연한 것이지.”
소명연이 안색이 바뀌어 정안후를 바라보았다.
“아버지, 그 말씀은?”
한참을 주저했지만 결국 진실을 입 밖으로 꺼낸 정안후는, 어딘가 후련해진 얼굴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네가 첩의 자식이라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을 때부터, 나는 이 사실을 더 이상 감출 수 없다는 걸 알았단다. 명연아, 잘 들어라. 너는 진원후의 남겨진 자식이다.”
“진원후?”
소명연이 그 세 글자를 되뇌었다. 그 짧은 단어가 마치 거대한 파도가 되어 그를 덮치는 것 같았다.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과거 산해관을 수호하는 군대를 이끌던 장군 진원후, 21년 전, 명강 5년의 일이었다. 난선이 숙왕의 반란을 빌미로 진원후를 쳐낼 계략을 꾸몄단다. 당시 황제는 그런 난선의 계략에 완전히 넘어가 진원후 일가를 전원······.”
정안후는 20년 전 그 당시를 떠올리며 뒷말을 삼켰다. 잠시 침묵하던 그는 그 뒤로도 한참을, 그 당시에 있었던 일의 전모에 대해서 설명을 이어갔다.
소명연은 너무나도 충격적인 사실에 그저 멍하니 있었다.
“제가 사실은 진원후의 아들이고, 참변이 있던 당시 아버지를 비롯한 몇몇 관리들의 손에 의해 구출되었다는 겁니까? 게다가 교졸님도 그 사실을 알고 그분의 손녀딸과 저를 결혼시키신 것이고요?”
정안후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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