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8화. 황비비의 한 (2)
“영수?”
고림은 잠시 경악한 눈빛으로 고약운을 바라보다가 침묵했다.
‘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고 소저가 저 아이보고 지아라 불렀던 것 같은데…….’
지아는 사대 신수 중의 하나인 주작의 본명이었다. 그런데 어찌하여 주작 신수가 고약운의 손에 있단 말인가? 더군다나 주작이 고약운을 주인이라고 부르다니?
사실 지아는 다른 영수들과는 입장이 달랐다. 다른 영수들은 다 자발적으로 고약운과 계약하려 했지만, 오직 지아만 계약을 강요당했다. 그것도 다 형제자매처럼 믿고 따랐던 동료들이 요구한 일이었다. 이런 상황에 지아도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더 이상 자신의 벗과 헤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고약운과 계약 해야만 했다.
하물며 상고 신수인 자사도 고약운과 계약했으니, 이대로 그녀를 따르는 건 체면을 잃는 일이 아니었다.
“아니, 저 꼬마가 영수라고? 황 장로를 제압할 수 있는 영수? 그렇다면 저 영수는 이미 무제 경지에 오른 건가?”
“무제 경지의 영수라니……. 내게도 하나 있었으면.”
고림의 말을 들은 후 사람들은 하나같이 놀라워했지만, 사실 대부분은 부러움에 가득 차서 속으로 질투하기 바빴다. 다들 고약운이 황비비를 물리쳤다고는 하나, 그녀의 실력은 기껏해야 무존 고급일 뿐일 거라 생각했다. 그게 아니라면 왜 황 장로와 직접 맞서지 않고 영수를 내보내겠는가?
그런데 무존 고급인 자가 어떻게 무제 영수와 계약을 맺을 수 있었을까? 운이 좋아도 너무 좋은 게 아닌가.
황천은 주먹을 불끈 쥔 채, 독기를 가득 품은 눈빛으로 고약운의 얼굴을 노려봤다. 자신이 이렇게 비참한 신세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게다가 이제 겨우 스무 살이 넘은 어린 여인에게 패배할 줄은 더더욱 예상치 못했다.
특히 이 어린 여인은 자신이 목숨처럼 애지중지하는 딸에게 감히 손을 대 중상까지 입혔다.
이때 황천이 돌연 큰 소리로 웃어젖혔다. 그의 웃는 얼굴엔 비아냥거리는 기색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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