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7화. 애가는 밥 생각이 없다
“생생아, 나는 딸이 좋아. 너랑 똑 닮은 딸.”
풍청백은 두 모녀를 뼛속까지 사랑할 자신이 있었다. 그는 지금 너무 감정이 북받쳐 올라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기 힘들었다.
유옥생이 그의 품 안에서 몸을 돌려 양손으로 그의 얼굴을 받쳐 들었다. 이곳에 온 뒤부터 바짝 긴장한 듯 이를 꽉 깨문 풍청백을 잠시 바라보던 그녀는 까치발을 들고 그에게 입을 맞추었다.
“내가 낳아줄게.”
그사이 호흡이 가빠진 풍청백은 유옥생이 발을 내리자마자 다시 그녀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난 하나면 돼. 나는 딸 하나면 충분해…….”
그때, 유옥생의 배와 맞닿은 풍청백의 아랫배에서 누가 발로 차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확연히 움직임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풍청백은 마치 혈이라도 눌린 것처럼 유옥생에게 입을 맞추려던 그 자세 그대로 얼음이 되어버렸다.
“푸풉!”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멍해진 풍청백을 본 유옥생이 웃음을 터뜨렸다.
“생생아, 방금 뭐……, 뭐야?”
“조금 전 네가 한 말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딸이 배에서 발차기를 하나 봐.”
풍청백이 천천히 유옥생을 향해 시선을 옮기던 그때, 다시 한번 배에서 움직임이 느껴졌고, 그는 다시 그대로 굳고 말았다. 그녀의 얇은 옷 밑으로 확연히 뭔가가 움직이는 것을 발견한 풍청백은 아무런 말도 잇지 못했다.
유옥생이 웃음을 참으며 그의 손을 잡아 자신의 배 위에 올려두었다. 풍청백은 손바닥을 통해 강렬한 움직임이 느껴지자, 격한 감정이 끌어올라 기어코 눈시울까지 붉어졌다. 그는 이제야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여인의 배에 생명이 잉태되었음을 여실히 깨달았다.
* * *
어느새 바깥에는 연회가 시작되면서 새신랑은 손님 접대에 여념이 없었다. 매부인 풍청백도 언제까지 방에서 이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사실 그래 봤자 풍청백은 유지추 옆에 서서 덤덤한 표정을 유지하며, 손님들이 과하게 술을 권하는 걸 막아주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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