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3화. 준비
창경제가 마지막 희망을 걸고 말했다.
“큼큼. 짐의 생각엔, 태자비가 궁에 들어온 지 일 년 만에 황손을 낳았으니, 가장 고생이 큰 것이 분명하다. 태자비의 의중은 물어보지 않았느냐? 황손의 아명을 미리 생각해두었을지도 모르는 일 아니더냐.”
창경제가 태자비에게 일을 미루자, 태후가 곧바로 맞장구쳤다.
“황상의 말씀이 맞지요. 태자비가 애가보다 더 좋은 이름을 지었을지도 모릅니다.”
창경제는 반짝이는 눈으로 정철을 쳐다보며 생각했다.
‘태자비가 황손의 아명을 생각해두었든 아니든, 멀쩡한 이름을 반드시 내놓아야 한다, 아들아!’
“태자비가 생각해둔 이름은 있습니다. 다만, 두 분의 마음에 들지 않을까 염려되는군요.”
“말해 보거라!”
창경제가 조급해하며 말했다.
정철이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아조(*阿棗: 대추棗)가 좋을 것 같다 하더군요.”
“아조(*阿早: 아침早)말이냐?”
태후가 중얼거리며 되뇌더니 웃으며 말했다.
“입에 잘 붙는구나. 아이가 일찍 찾아와서 이런 이름을 떠올린 게냐?”
정철이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양수가 터졌을 때, 대추떡을 먹고 있었거든요…….”
태후는 말문이 막혔고, 창경제가 얼른 입을 열었다.
“아조가 좋겠구나. 그래. 분명 대추떡 덕분에 황손을 순산할 수 있었던 것일 테지. 모후, 어떻습니까?”
태후는 복잡한 표정이었다.
‘흠, 어쩔 수 없지. 내가 지어둔 이름보단 별로지만, 그래도 쓸만하군.’
태후의 마음속 정미는 꽤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태후는 잠시 망설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조로 하자꾸나.”
태후가 떠난 뒤, 창경제는 소매로 식은땀을 닦더니 정철과 시선을 마주했다.
‘우리 황손의 아명이 하마터면 개나 오소리, 전갈이 될 뻔했구나!’
정미는 태후와 황상이 제가 지어둔 아명을 채택했다는 걸 전해 듣고 깜짝 놀랐다.
“정말 아조라 정하신 거야? 싫어하실 줄 알았는데―”
“아채, 환랑, 계구.”
정철이 이름 세 개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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