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8장. 준비는 잘 되어가는가?
말을 듣던 진서우의 눈빛이 굳건해졌다. 아버지가 그에게 직접적으로 기대를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내 진서우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절대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게요.”
분위기가 무거워진 것을 느낀 진운서가 환하게 웃으며 경쾌한 말투로 말했다.
“우리 식구는 단출하잖아요. 아버지, 전 시집가서도 계속해서 진부의 일을 살필 거예요. 왕 집사에게도 정기적으로 장부를 보내달라 분부할 거고요.”
사소한 일은 장 이낭에게 맡기면 되었지만, 큰일은 그녀가 직접 살펴야 마음이 놓였다.
“안 된다. 너는 소가의 일도 주관해야 하잖느냐. 진부의 일까지 관여하면 괜히 피곤할 게다.”
두 집안 모두 아주 큰 가문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후부가 진부보다 더 컸기에 번잡한 일들도 더욱 많을 거였다. 그는 딸이 피곤해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소근언 역시 진형과 마찬가지로 그녀가 피곤한 것이 싫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요. 다행히 소가는 식구가 몇 안 되잖아요.”
말을 마친 진운서가 동생을 쳐다보았다.
“서우야, 난 네가 성공하고 돌아오길 기다릴게. 그때가 되면 나도 진부의 일에 관여하지 않을 거야.”
그 말에 진서우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막 입을 열려는데, 옆쪽 길에서 나온 장 이낭이 오색 비단 끈이 담긴 상자를 가지고 다가왔다.
요 며칠 너무 바빴던 그녀는 아들 서우와도 군영에서 돌아오던 날 짧은 대화를 나눴을 뿐 계속 일에만 매달려 있었다.
이내 장 이낭이 아들을 보며 말했다.
“서우야, 이따가 나를 따라 운원으로 가서 이 띠들을 좀 달자꾸나.”
부 안의 크고 작은 길을 포함한 다른 처소들은 하인들을 시켜 청소하고 장식해도 되었지만 운원, 특히 진운서의 규방만큼은 장 이낭이 직접 장식해야 했다.
관습에 따르면 이는 친모가 해야 할 일이었다. 그러나 장 이낭이 모시던 진 대부인은 이미 세상을 떠나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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