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9장. 소인도 따라갈까요?
“오라버니.”
오랫동안 ‘오라버니’라는 말을 듣지 못했던 진산원은 그 말이 매우 친근하게 들렸다. 형부에서는 줄곧 엄숙하던 그의 얼굴에 마침내 웃음꽃이 피었다.
“운서야.”
진산원이 오랫동안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오른 강리는 오늘 그에게 집에 한 번 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그리고 내친김에 아예 함께 진부를 찾은 것이다.
밤이 되면 진산원은 다시 형부로 돌아가야만 했다. 운서가 혼인하는 날이 되어야만 휴가를 내고 집에서 잠을 청할 수 있었다.
그에겐 누이동생이 여럿 있었다. 아버지에게는 딸이 넷 있는데, 그중 나이 많은 두 명은 나쁜 길로 들어서고 말았고, 나머지 두 명은 아직 급계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와 서로 대화가 통하면서, 동시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건 진운서 한 명뿐이었다.
진산원이 말을 마치자마자 곁에서 시원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산원 아우.”
그 말과 함께 잘생긴 사내가 진산원의 시야에 들어왔다. 키는 그와 엇비슷했으며, 얼굴에 웃음기를 가득 띤 청년이었다.
‘우리가 아는 사이던가?’
진산원의 기억 속에는 이 사내가 없었다. 그런데 사내는 보자마자 그를 아우라고 불렀다. 다만 어쨌든 이곳은 진부 장방의 대청이니, 이 사내 역시 귀한 손님임이 분명했다.
그래서 진산원은 매우 예의 바른 태도로 대답했다.
“실례하겠습니다. 공자께선 누구신지요?”
지나치게 예를 차리는 말투에도 강개는 개의치 않고 손을 휘휘 저은 다음, 앞으로 다가가 진산원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서아가 내 사촌이 되지.”
진산원은 잠시 생각을 해봤다. 사촌이라면, 이 사내는 강 대인의 가족임이 분명했다.
잠시 후, 상석에 앉아 있는 노부인을 발견한 진산원은 곧 이 사내가 누구인지를 깨달았다.
이때 강리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개아야, 함부로 행동하지 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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