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2장. 작은 연회
장막이 내려가자 커다란 사내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진운서가 몸을 돌리던 그 순간, 두사안은 눈동자에 서린 근심을 즉시 거두고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운서 언니, 이번에 나오면서 옷은 충분히 챙겨왔어? 나는 겉옷도 몇 벌이나 챙기고 모자까지 가져왔거든. 내가 챙겨온 것 중에서 몇 개 가져가. 아주 따뜻할 거야!”
“괜찮아.”
짧은 한마디로 두사안의 말을 거절하는 진운서의 눈동자는 깊고 심오해 보였다. 그녀는 말없이 두사안을 바라보았다.
날카로운 눈빛이 자신을 향하자 안절부절못하던 두사안은 진운서에게 무언가를 들킬까 두려워 몸을 돌리고 찻주전자를 집어 들었다.
“연회 준비가 끝나면 누군가 우리를 부르러 올 거야. 그전에 따뜻한 물을 한 잔 마셔야겠어. 몸에 냉기가 들면 안 되잖아.”
물은 이미 한 잔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옆에서 뻗어온 가녀린 손이 그녀의 행동을 막았다. 그리고 곧 담담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물을 그렇게 많이 마시면 이따가 밥도 제대로 못 먹겠어.”
진운서는 찻잔을 쥔 두사안의 손을 살짝 내리누르며 잔을 탁자에 내려놓게 했다.
그러자 두사안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그만 마셔야지. 막사 안에는 침상이 두 개니까 언니가 왼쪽에 있는 침상에서 자. 이불이 충분히 두꺼운지 확인하고.”
그렇게 말하며 두사안이 왼쪽을 가리켰다.
진운서도 그쪽을 쳐다보았다. 두 침상은 크기가 달랐는데, 왼쪽에 있는 침상이 크기도 더 크고 깔린 이불도 더욱 두툼했다. 한눈에 보아도 이건 군왕비를 위한 침상이었다.
“아냐. 내가 오른쪽 걸 쓸게.”
진운서는 곧 오른쪽 침상을 향해 걸어갔다. 허리를 굽혀 이불을 만져보니 그리 두껍지는 않았다. 하지만 난로에 불을 때고 있는 데다 두꺼운 장막이 바람을 막아주고 있으니 그렇게 춥지는 않을 것 같았다.
“어떻게 그래? 군왕께서 말씀하시길…….”
두사안이 다급하게 입을 열었지만, 진운서가 그녀의 말을 저지했다.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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