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1화. 있어선 안 되는 사람
유신지는 역시 둘러대는 솜씨가 단연 일등이었다. 그는 곧바로 대답했다.
“내가 너무 흥분했군, 루안, 이해해 주게.”
루안은 흥 하고 콧방귀를 뀌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유신지는 코를 만지작거리고 무안해하며 입을 다물었다.
두 사람은 양쪽으로 떨어져 각각 입구를 지키고 섰다.
사람들은 두 사람이 싸우지 않자 매우 유감스러워했다.
‘유신지는 황제의 신임도 얻었고 뒷배경도 있는데 왜 이렇게 담이 작은 거야?’
다른 한편에서는 강왕세자가 강왕의 막사로 들어가고 있었다.
“아버지.”
강왕은 문객과 대국 중이라 고개도 들지 않고 느릿느릿 말했다.
“내일 있을 대제(*大祭: 대제사, 큰 제사)는 괜찮겠느냐?”
이것은 그가 다친 이후 처음으로 아버지가 관심을 보인 것이었다. 강왕세자는 그의 관심에 내심 놀랐다.
“예, 소자의 상처는 이제 괜찮습니다.”
하지만 강왕의 대답은 그의 예상과는 달랐다.
“내일 쓸데없는 일을 저질러 폐하를 난처하게 하지 마라.”
강왕세자의 얼굴에 띄워져 있던 미소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그러니까 부왕은 내 상처에 관해 물은 것이 아니고, 그저 내가 사고를 쳐서 여섯째의 체면을 상하게 할까 봐 걱정되어 물은 것이란 말인가?’
그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화를 억누르며 다시 웃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알고 있습니다.”
강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옆을 가리켰다.
“앉아라.”
강왕세자는 고개를 숙이고 조심스럽게 앉아서 그들이 바둑을 두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 * *
제전의 울음소리가 점점 잦아들었고 태후가 눈물을 훔치며 대장공주를 위로했다.
“내일도 제례가 있으니 너무 슬퍼하지 말게. 부마가 그리 자네를 아꼈는데 자네가 우느라 몸이 상하면 저승에서 슬퍼하시지 않겠나.”
대장공주가 빨개진 눈으로 말했다.
“알았어요. 올케도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그녀는 또 고개를 돌려 황후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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