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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

대순국(大舜國)의 태자와 공자들이 수학하던 아름다운 무애해각. 누군가의 음모로 인해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인 그곳에서 옥형선생(玉衡先生)의 손녀이자 대순국 최고의 재녀였던 옥종화는 목숨을 잃고 만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본 것은 무애해각이 아닌, 지금은 가세가 기울어진 지씨 가문의 저택이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모두가 그녀를 지씨 가문의 적장녀 지온 소저라고 부른다는 것! 숙부의 농간으로 인하여 혼약자를 빼앗겼다는 연유로 자진을 시도하고, 끝내 실성하고야 만 어리석은 계집. 친부모가 죽고 가산을 전부 숙부에게 빼앗기게 된 불쌍한 아가씨. 이러한 평판에 휩싸인 지온의 몸에 빙의한 것도 모자라, 알고 보니 세상 사람들은 무애해각이 불길에 휩싸였던 연유가 해구(海寇)의 침입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니? ‘아니야! 내 조부님을 활로 쏘아 죽이고 태자 전하를 시해한 이들은 해구가 아니었다!’ 천운으로 인해 지온으로 새롭게 태어나 복수를 다짐하는 옥종화! 그러나 그러려면 그 전에 이 지씨 가문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만 한다! 이전과 다르게 갑자기 기품 있고 재치 있게 구는 조카의 모습에 욕심 많은 숙부네 가족은 허둥지둥하고, 슬기로워 보이는 지온의 모습에 유씨 가문의 대공자 유신지는 끌리고야 마는데! 그리고 그런 지온에게서 그리워하던 여인의 모습을 겹쳐보는 북양왕가의 공자 루안. ‘왜 저 여자를 보면 그 여자가 생각이 나는 걸까?’ 원제: 天芳(천방)

윈지 ·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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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화. 그는 뭘 하려는가

372화. 그는 뭘 하려는가

루안은 강왕의 막사 부근으로 갔지만 강세안을 찾지 못했다. 도리어 강왕부 시위의 주의만 끌게 된 그는 일단 돌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한등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공자, 강세안이 온다고 해도 강왕부 사람들을 공격할 텐데 왜 공자께서 그리 긴장하시는 겁니까?”

루안이 말했다.

“며칠 전에 강세안이 강왕부에 소리 소문 없이 잠입했는데 지금은 또 조용히 제사 행렬에 섞여 들어왔다. 그 사람 혼자만의 능력으로 이런 일을 할 수는 없어. 누군가가 그를 도와주고 있는 거야.”

한등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에 공자께서 딸을 구해주겠다고 약속하니 기꺼이 우리를 위해 일하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걸 보면 그때 분명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땐 나도 강왕세자비가 강왕세자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이 좋을 줄은 몰랐다. 일이 그렇게 되다 보니 강왕부에 잠입해서 사람을 빼내오는 건 너무 위험해서 그의 딸을 구해줄 수가 없었지. 그래서 다른 사람의 꾐에 넘어간 것 같구나.”

한등이 분개하며 말했다.

“공자께서 몇 달 동안 그를 보호해주고 또 사람을 보내 소현주의 안위까지 살펴주셨는데, 어찌 그리 사리 분별을 못 한답니까?”

“인간으로서 당연한 부모의 마음이니 그걸 비난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

루안은 담담하게 한 마디하고 화제를 돌렸다.

“강왕부에 잠입하는 것이든 제사 행렬에 잠입하는 것이든 전부 쉬운 일은 아니야. 다시 말하면 그를 돕는 사람의 힘이 작지 않다는 소리지.”

경성에서 4년을 지낸 그 역시도 강왕부에 잠입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이렇게 큰 힘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계획 역시 작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루안이 긴장하는 이유였다.

한등이 생각해보더니 말했다.

“강세안은 권력도 없고 병력도 없는 사람인데 상대는 그를 매수해서 어디에 쓰려는 걸까요? 쓸 거라곤 그저 무공밖에 없어 보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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