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6화. 설수차(雪水茶) (2)
원옥이의 말처럼 화원에 있는 매화는 아주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아직 화원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안에서는 짙은 매화 향기가 풍겼다.
지금 시기에는 금색 납매가 한창 필 시기였다. 금색으로 된 매화꽃은 자그마한 종(鐘)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였다. 곧이어 미풍이 불자, 은은한 매화향이 콧속으로 들어와 기분이 상쾌해졌다.
납매와 달리 꽃망울이 맺힌 백매와 홍매는 자태가 고와서 마음이 다 설렜다. 조금만 지나면 같이 활짝 펴서, 화원 안에 또 다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 것 같았다.
“가지 하나에 매화 한 송이 피어 내어, 맨 꼭대기 높은 곳에서 사람을 유혹하네.”
장일희가 매화숲을 멀리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기하가 못 와서 아쉽다. 기하가 제일 좋아하는 꽃이 매환데.”
한기하 이야기가 나오자 부운안도 한숨을 쉬며 말했다.
“기하에게도 초대장을 보냈었어. 하지만 제왕부가 아무 반응이 없는 걸 보니까, 아무래도 중간에서 당숙모가 가로채신 것 같아.”
제왕비는 정말 옹졸한 사람이었다. 혼사가 성사되지 않자 바로 엇나갔고, 아무리 친척이라도 서로 아는 체 하지 않을 것처럼 굴었다. 한기하만 아니었다면, 부운안도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제왕비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휴우.”
원옥이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제왕부가 요새 다사다난한 시기를 보내고 있으니, 기하도 나올 마음이 안 들었을지도 몰라…….”
그때, 부운안이 뭔가가 떠올라 눈썹을 꿈틀대며 말했다.
“옥이 언니, 저번에 나한테 말해 줬던 그 이야기 말이야, 그거 사실이야?”
남궁월도 같은 질문을 하는 듯한 눈으로 원옥이를 쳐다봤다. 유일하게 장일희만 영문을 몰라 모두를 쳐다보며 말했다.
“너희들, 무슨 말을 하는 거니?”
그 순간 세 쌍의 눈동자가 장일희를 쳐다봤다. 그 눈동자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일희 언니! 언니도 세상 소식에 어두울 때가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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