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화. 실패 (1)
경칩거의 문 앞에 서 있던 그녀들은 주변이 어두컴컴해서 뜰 안이 잘 보이지 않았다. 두 사람이 그곳에서 일주향 정도 기다리자, 곧바로 조씨가 몇몇 여종들과 우람한 아낙들을 데리고 이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 무리에는 이 사실을 알린 서향도 함께 포함되어 있었다.
남궁옥, 남궁월을 보자마자 조씨가 미간을 찌푸렸다.
“너희가 어찌 여기 있느냐?”
“어머니.”
남궁옥이 살짝 예를 표한 뒤 말했다.
“저랑 월이가 멀리서 그 사람을 따라갔었는데, 경칩거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어요. 그래서 저희도 들어가기가 좀 그래서 여기 있었지요. 그 사람은 아마 아직 안에 있을 거예요…….”
조씨의 안색이 조금 밝아졌다.
“너희가 상황 파악을 해서 참 다행이구나. 그래도 앞으로 다신 이렇게 무모한 행동은 하지 말거라!”
그러자 두 자매가 얼른 대답했다.
“네, 어머니!”
“네, 백모님!”
“너희들은 날 따라오거라.”
여종과 아낙들에게 말을 건넨 조씨가 앞장서서 경칩거에 들어갔다.
남궁월은 소경평의 추악한 행위를 별로 보고 싶지 않았기에, 남궁옥과 이곳을 떠날 생각이었다. 하지만 예상치도 못하게 남궁옥이 조씨의 뒤를 따라가고 있어, 남궁월도 하는 수 없이 그 뒤를 따랐다.
곁채 문 앞을 지키고 있던 육용은 조씨가 사람들을 데리고 멀리서부터 이리로 오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그래서 얼른 소경평에게 이 사실을 알려 주려고 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아가씨의 계획은 원래 다른 사람에게 이 광경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 어째서 임씨가 아니라 조씨가 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별로 상관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한 육용은 그들이 자신을 발견하기 전에 얼른 몸을 숨겼다.
경칩거는 부 안의 여식들이 규학을 배우는 곳으로, 남궁부에서도 제일 조용한 곳이었다. 지금 잔잔하게 부는 바람과 잎사귀들이 움직이는 소리가 유독 더 잘 들릴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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