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1화. 섞여 지나가자 (2)
평상시였다면 묵자는 득의양양해하지 않았을 텐데, 그의 앞에서 꼬리를 쳐들고 잘난 척을 하니 기분이 좋았다.
원징은 당연히 알아채고는 뒤돌아 걸어가며 이렇게 말했다.
“가장 대단한 건 당신이군. 그러니 강 한가운데 사람이 없을 때 하늘을 쳐다보고 크게 세 번 웃는 건 어떻겠소?”
묵자가 그의 말을 듣고는 자지러지게 웃었지만 그를 붙잡으며 이렇게 말했다.
“원대인, 어디 가십니까? 알고 보니 제 득의양양한 모습을 볼 수가 없는 것입니까?”
“당신 오랜만에 거들먹거리는데 내가 당신의 흥을 깨고 싶지 않아서 말이지. 남아서 천천히 흥을 느끼고 오시오.”
원징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너무 오래 그러진 마시오. 비록 갑판에 있는 게 다 당신 쪽 사람들이라고는 하나, 어쨌든 그들의 웃음거리는 되지 마시오. 이 배의 대장이 정신이상 증상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 말이오.”
“풉……!”
입을 틀어막고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던 취어의 눈이 결국에는 점점 가늘어졌다.
‘정신이상 증상이라고?’
묵자가 흥흥 콧방귀를 뀌더니만 화를 벌컥 내려고 하는데, 관 노인이 급하게 역풍이 분다고 외치는 바람에 묵자는 즉각 두 손으로 원징을 아래 선실로 보내고 이렇게 말했다.
“내가 정신병인데 누가 무섭겠어요! 내려가요 내려가, 나 일하는 거 방해하지 말고!”
원징이 고개를 돌려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조심하시오.”
“……네.”
어둠 속에서도 묵자의 웃는 얼굴은 빛나는 꽃 같았다. 묵자가 말했다.
“사람의 변덕과 비교해보면 전 하늘의 성격을 더 잘 알아챌 수 있으니 여기서 질 순 없지요.”
원징이 갑판을 덮는 것을 보고 묵자가 쭈그리고 앉아서 돛 줄을 풀더니 맞바람을 안고 다른 쪽 기둥으로 날아가 줄을 꽉 묶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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