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화. 수수께끼
수수께끼 풀이를 구경하는 사람들 중에는 글을 익힌 사람이 많았지만, 대부분은 정답을 듣고도 왜 그것이 정답인지 궁금해했다.
“왜 ‘은혜로울 은’ 자 입니까?”
젊은 서생은 등롱 수수께끼를 맞힌 것이 기분 좋아 웃으며 설명했다.
“불을 멀리하라고 했으니 ‘연(烟)’ 자에서 ‘불 화(火)’ 자를 멀리 떼 내면 ‘인할 인(因)’ 자가 됩니다. ‘방심(放心)’은 ‘마음이 놓인다’는 뜻도 되지만 ‘마음 심(心)’ 자 위에 올린다는 뜻도 되니 ‘인할 인(因)’을 ‘마음 심(心)’ 위에 올리면 바로 ‘은혜로울 은(恩)’ 자가 되지요.”
“맞네! 정말 ‘은혜로울 은’ 자가 정답이야! 젊은 서생이 재치가 보통이 아닌데?”
젊은이들은 뭇사람의 찬사를 받으면서 받은 등롱을 함께 온 젊은 여자에게 주었다.
주가옥도 한번 해 보고 싶어 안달이 났다.
“우리도 한번 해 보자. 난 오 층 북서쪽 귀퉁이에 있는 연꽃 등롱이 마음에 들어.”
상원절 수수께끼 가운데 구 층 한가운데 가장 높이 걸린 유리 등만 미혼 남자가 풀어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었다. 나머지는 남녀노소 누구나 도전할 수 있었다.
“진이야, 네가 수수께끼를 제일 잘 푸니 제발 나 대신 저 연꽃 등롱 좀 받아다 주라.”
주가옥은 진이에게 간절히 부탁했다.
진이는 잠시 망설였다.
“해 보긴 할 텐데 실패해도 내 탓하면 안 돼.”
임유를 포함한 세 친구의 응원을 받은 진이는 사람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아름다운 연꽃 등롱을 상품으로 받았다.
“정말 고마워!”
등롱을 받아 든 주가옥은 친구를 안고 환호했다.
소녀의 즐거운 웃음 때문인지 더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내어 연달아 도전했다. 성공과 실패가 이어지면서 열기는 점점 뜨거워졌지만 구 층 유리 등 문제에 도전한 모든 도전자들은 정답을 맞히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갔다.
한편 선덕루에서 구경하던 의안공주는 심심한 얼굴로 난간에 기대어 멀리 수수께끼 행사가 한창인 등산 쪽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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