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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화. 생떼

93화. 생떼

아성 옆에 있던 한 아이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저 사람들은 왜 온 거죠?”

임유는 질문한 아이를 바라봤다.

예닐곱 정도 된 남자아이였다. 비록 깡마르고 키도 작아 입고 있는 무명옷이 조금 헐렁해 보였지만, 깔끔하고 단정한 덕에 거지의 흔적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생떼를 부리러 온 거야.”

임유는 남자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은 다음 설명했다.

아성은 이 말을 듣더니 입술을 약간 오므리고 성큼성큼 걸어갔다.

문을 막고 있던 몇 명의 소년들은 그가 오는 것을 보고 다들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냈다.

“내가 셋을 세면 너희는 즉시 빗장을 뽑고 양쪽으로 피해. 알았지?”

소년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 둘, 셋……!”

아성이 셋을 외치자 소년들은 재빨리 옆으로 비켜섰다. 그러자 대문이 갑자기 열리면서 마치 강둑이 터진 것처럼 한 무리의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졌다.

너무도 갑작스럽게 문이 열려서 어떤 이는 깔리고 어떤 이는 그 위에 엎어진 채로 대문 안으로 쓰러졌다.

“하하하—.”

아이들이 이 꼴을 보고 손뼉을 치며 웃었다.

아성은 무표정하게 문밖을 살폈다. 지난번에 두 번이나 거지들을 이끌고 왔던 거지 하나가 문밖 반 장 정도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도대체 원하는 게 뭐죠?”

아성은 바닥에 포개진 채 일어나려고 발버둥 치는 거지들을 돌아 ‘우두머리’ 거지에게 걸어갔다.

중년의 거지였다. 옷차림은 남루하고 눈빛은 혼탁했다. 그는 아성의 물음에 갑자기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제발 우리를 들여보내 주십시오. 이렇게 추운 날에 밖에서 지내면 우린 다 얼어 죽습니다…….”

그가 울기 시작하자 따라온 거지들도 하나같이 울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성은 꼼짝하지 않았다.

“처음 찾아왔을 때 알아듣게 설명했을 텐데요? 우리는 열두 살 이하와 쉰 살 이상의 걸인만 받는다고요. 당신들은 조건에 맞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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