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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화. 이름

253화. 이름

장비의 말을 들은 태안제는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어린 황자는 몸이 약한데, 외출했다가 감기라도 걸리면 어떡하오? 그냥 운계궁에 머물게 하시오.”

장비는 뭔가 더 말을 하려고 하다가 눈치껏 참았다. 대신 다른 일을 꺼냈다.

“어린 황자도 새해를 맞으면 세 살이 되는데, 계속 ‘어린 황자’라고만 부르는 것도 마땅치 않습니다. 부디 황상께서 이름을 내려 주십시오.”

별 고민 없이 거절하려던 태안제는 장비의 간절한 눈빛을 바라보고 입 밖으로 나오려던 말을 꿀꺽 삼켰다.

“짐이 한번 생각해 보겠소.”

“신첩이 어린 황자를 대신하여 황상께 감사드립니다.”

장비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두 가지 부탁 중 하나라도 황상께서 들어주신다면, 새해를 맞이하는 아이에게 참으로 큰 선물일 것이었다.

태안제는 장비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묘한 말투로 물었다.

“애비는 그 아이가 꽤나 신경 쓰이나 보구려.”

자신은 일 년이 넘도록 그 아이를 보지 않았다. 그 아이는 여전히 외부인이 알까 봐 두렵고 수치스러운 존재였다.

세상 사람들이 황실에 꼬리 달린 황자가 태어났다는 것을 알게 될 경우, 나라가 망하려면 요괴가 나타난다는 등의 소문이 퍼질 것이 확실했다.

이런 생각을 한 태안제는 다시 한번 그 아이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겠다고 굳게 마음먹었다.

그런데 그믐날 황실 연회에서 기삭도 어린 황자의 이야기를 꺼냈다.

“동생의 건강은 좀 어떻습니까?”

장비는 태안제의 얼굴에 불쾌한 표정이 떠오르기 전에 서둘러 말했다.

“어린 황자는 선천적으로 몸이 약해서 바람을 못 쐬니, 이런 날씨에는 외출하기 어렵습니다.”

기삭이 웃으며 말했다.

“궁에 들어온 지 오래되었는데, 저와 태자비는 아직 동생을 보지 못했습니다. 동생이 외출하기 힘들다고 하니 나중에 한번 운계궁으로 보러 갈까 합니다.”

태안제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태의가 말하길, 낯선 사람을 만나면 쉽게 병이 날 거라고 했다. 너희 마음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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