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화. 호 선생
“고 의원, 혹시 도성에 끔찍한 사건이 생겼다는 소식 들으셨습니까?”
온평은 겉으로는 무거운 표정을 지었지만 사실 온여생의 반응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에게 그 소식을 말하며 기쁨을 즐길 요량이었다.
“무슨 일 말이오?”
“그러니까 바로 그 장군부의…….”
그 순간 갑자기 사방에서 긴 칼을 든 사내들이 튀어나왔다. 너무 놀란 온평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았고, 갈라진 목소리로 소리쳤다.
“살, 살려 주십시오! 전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
그 순간 온평의 머릿속은 오직 한 가지 생각으로 가득 찼다. 맙소사! 설마 임 이소저에게 나쁜 짓을 하면 끝이 좋지 않다는 온여생의 말이 정말이었나?
“끌고 가라!”
금린위가 우르르 사라지고 한참 뒤에야 온평은 머리를 감싸 안은 채로 좌우를 조심스럽게 둘러봤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고 의원의 제자가 뛰어나와 물었다.
온평은 바닥에 떨어진 약상자를 보며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나도 모르네.”
“저희 스승님은 누구에게 잡혀간 겁니까?”
온평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나도 모르네.”
“왜 다 모른다고만 하십니까! 안 되겠어요. 지금 당장 관아에 알려야…….”
제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칼과 몽둥이를 든 사람 몇이 쏟아져 나와 순식간에 제자를 끌고 갔다.
온평은 멍하니 있다가 벌떡 일어나 골목으로 달려갔다. 집 안으로 뛰어들 때까지 뒤도 돌아보지 못했다.
단심당 앞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지켜본 정무명이 일어서며 말했다.
“금린위로 돌아가 고 의원을 심문하는 걸 볼 생각인데 세자께서도 같이 가시겠습니까?”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정무명이 크게 웃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세자는 상관없습니다.”
“그럼 가서 구경이나 좀 하겠습니다.”
기삭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지만, 마음속은 싸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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