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화. 조사
그때, 온봉이 곰곰이 기억을 더듬으며 말했다.
“양 형은 말을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듣기에 뭔가 조금 다른 것도 같았지만 확실하진 않습니다. 목소리가 좀 잠긴 것 같았는데……. 어쨌든 술을 많이 마셨고 또 계속 웃고 떠들었으니, 목이 좀 쉰 것도 이상하지는 않아서 그냥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이난도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말을 했다.
결국 시끌벅적한 술자리였다 보니 모두들 확실하게 말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옷차림은?”
죽청색 장삼을 입은 양철을 돌아본 네 사람은 여전히 자신 없는 말투로 말했다.
“저 옷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남자들은 옷차림이 원래 비슷비슷했다. 원단의 색깔과 재질이 같다면, 게다가 술을 마신 뒤라면 남자들로서는 그 차이를 기억하기 어려웠다.
“뒷간에 가 보는 게 좋겠군.”
정무명은 모두를 둘러보더니 이어서 말했다.
“양 수찬과 한 진사 두 사람은 같이 가고, 나머지는 여기에 남아 뭔가 빠뜨리고 말하지 않은 것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주게.”
주루 안팎은 일찌감치 관병들이 장악했고, 뒷간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미재는 워낙 유서 깊고 유명한 가게라 정무명도 자주 왔었다. 이곳의 뒷간도 익숙했기에 문에 걸린 나무패를 보자마자 얼굴을 찡그렸다.
“이럴 때 두 칸 모두 사람이 있다고?”
두 칸의 뒷간 문에 걸린 나무패는 모두 글씨가 밖을 향하고 있었다. 사람이 있다는 뜻이었다.
한보성은 왼쪽 칸을 가리키며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양 형과 함께 왔을 때도 이쪽 칸에 사람이 있었습니다.”
정무명은 부하 한 명에게 말했다.
“들어가 봐라.”
왼쪽 칸으로 들어갔던 부하는 잠시 후에 바로 나왔다.
“대도독, 안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나무패는 사람이 있다는 뜻인데 안에 아무도 없다? 매우 흥미롭군. 마지막에 사용한 사람이 나무패를 뒤집어 두는 것을 잊었거나, 아니면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한 짓일 듯했다.
“다른 칸도 확인해라.”
부하는 오른쪽 칸을 검사했지만 역시 사람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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