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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화. 음주

135화. 음주

기경의 부드러운 한마디에 꼼짝 못 하게 된 용화군주는 대신 임유를 노려봤다.

사실 그녀는 임유와 만난 적도 드물었다. 다만 의안공주가 임유를 너무 대놓고 싫어했기 때문에 임유를 비꼬는 말로 의안공주의 환심을 사려고 했을 뿐이었다.

용화군주는 잠시 뒤 자기가 열심히 부라린 눈길이 아무 소용도 없음을 알아차렸다.

임유는 그녀가 아까 했던 가시 돋친 말을 알아듣지 못했는지, 무관심한 표정으로 그녀가 노려보는 눈길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다.

이런 반응에 용화군주는 괜히 더 화가 났다.

하지만 사실 임유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오늘 목소리를 들어 보니 지난번 상원절 때 그녀에게 기다리라고 소리친 사람이 의안공주였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장원랑에게 반한 공주가 자신에게 나쁜 감정을 품고 있구나 싶었다.

오늘 의안공주가 다가와 기경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면 그녀는 아직도 그때 그 목소리가 의안공주의 것이었다는 사실을 몰랐을 터였다.

양철이 준 유리 등은 결과적으로 정말 민폐였다.

“임 이소저, 언니의 병세는 좀 어때요? 좀 나아졌나요?”

용화군주는 이젠 걱정하는 척하며 물었다.

“언니분이 제 올케가 될 뻔했는데. 참 아쉽지 뭐예요?”

임유는 대답하지 않고 한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분이 옥류에서 온 그 공주이신가 보네요? 정말 예뻐요.”

임유의 말에 의안공주를 비롯한 많은 모두의 시선이 그쪽을 향했다. 그쪽에서 천하절색의 미인 하나가 시녀들의 시중을 받으며 하늘하늘 다가오고 있었다.

“늦어서 미안해요.”

영작공주가 의안공주에게 웃으며 말했다.

두 사람은 이미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다.

의안공주가 고개를 살짝 들고 대답했다.

“아니에요. 나도 지금 막 온 걸요.”

사람들의 주의가 다른 곳에 쏠린 틈을 타서 임유는 마침내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서 있는 위무후부 이소저 구완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의안공주와 생김새가 비슷한 아름다운 소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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