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화. 모용응진의 비극 (1)
적막 속에서 푸른색 긴 치마를 입은 여인이 어느 한 곳에서 뛰어 내려왔다. 그녀는 아무런 겉치레도 하지 않았고, 신법도 간단하여 그닥 화려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렇게 그녀가 모란대로 내려앉자 군중들은 눈 부신 빛 가운데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인은 나이가 열셋에서 열넷 정도밖에 되어 보이지 않았다. 이목구비는 앳되어 보이지만 하나같이 매우 수려했다. 검푸른 버드나무 같은 눈썹, 맑게 빛나는 두 눈동자, 작고 오뚝한 코, 촉촉한 주홍빛 입술. 특히 타고난 듯한 청록색의 두 눈썹은 그녀의 두 눈을 더 밝고 투명하게 돋보이게 했다.
모란대에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은 좀 불안해 보였다. 그러나 그녀는 아랫입술을 꼭 깨물며 애써 침착함을 유지했다. 작은 몸은 마치 버들잎 같았다. 이런 모습이 오히려 뭇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때 문성이 말했다.
“이 미인분의 이름은 목령아(木靈兒)입니다. 이름과 성정이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목령아, 목령아……. 이 미인분의 몸에 마치 초목의 수려함이 응집된 것만 같네요. 이분은 저 먼 남쪽에 있는 작은 나라 출신의 여인으로, 올해 나이 열셋. 어? 현품 최고봉의 원자. 열셋에 현품 최고봉? 엄청나군요!?”
같은 시각, 이 층 객실.
사릉고홍의 품에 나른하게 안겨 있던 당염원은 모란대에 서 있는 목령아를 보고 눈을 살짝 떴다. 그녀의 눈 속에서 푸른 물결이 일렁였다. 잠시 후, 당염원이 중얼거리며 말했다.
“선천적이 아니라 후천적인 목령체(木靈體)라니……?”
“컹컹!”
그러자 뱀 괴물의 초롱 모자 안에 엎드려 있던 녹녹이 갑자기 튀어나왔다. 녹녹은 껑충껑충 뛰어 창가에 다가가 머리를 흔들며 모란대 위의 목령아를 의심스럽다는 눈으로 진지하게 쳐다보았다.
“녹녹?”
어리둥절해진 당염원이 말했다.
고개를 돌려 당염원을 바라보는 녹녹의 두 눈에는 의혹도 있었고, 망설임도 있었다.
“아우, 아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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