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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처

“온전한 신체와 자유로운 삶은 그녀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썩은 내를 풍기던 몸과 가면으로 가려야만 했던 문드러진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눈을 뜨니, 거울 속엔 꽃다운 열여섯의 아리따운 여인만이 있을 뿐! 상림당가의 서출 둘째 딸 당염원의 몸에서 깨어난 그녀는 이복자매를 대신해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달고 다니는 괴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두 명의 아내를 배 속에 삼켰다는 끔찍한 괴물은 없었다…. 그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름다운 남자, 설연산장의 장주 사릉고홍만이 있을 뿐이었다. 천성적으로 독을 내뿜어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던 사릉고홍에게, 독을 도리어 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특이한 체질의 당염원은 그토록 기다려 온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나, 전생에서 늙은 괴물에게 노예처럼 부려졌던 당염원은 그저 자유만을 갈구하는데…. 사릉고홍에게서 흘러나오는 독의 기운을 흡수하여 힘을 모아 이곳에서 탈출하고 마리라! 그때까진 그저 얌전히 그의 곁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계, 약육강식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더없이 상냥한 사릉고홍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당염원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원제: 莊主有毒之神醫仙妻

수천철 ·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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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화. 백화연 (3)

134화. 백화연 (3)

깊은 생각을 하던 소유심은 갑자기 담담하고 맑은 두 눈과 마주쳤다. 깨끗하고 평온한 것이 마치 거울처럼 맑고 투명한 샘물과 같아서, 모든 거짓과 진실을 비출 것만 같았다.

멍해진 소유심은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눈을 똑바로 뜨고 마주 보았다. 그리고 그 눈동자의 주인이 바로 당염원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아챘다.

당염원은 담담하게 그를 쳐다보다 이내 다시 시선을 거두었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시선으로 소유심은 그녀가 자신의 마음을 완전히 꿰뚫어 봤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시 그녀를 쳐다보니 당염원은 어디에서 가져왔는지 알 수 없는 열매를 한 입씩 먹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따금 사릉고홍에게도 먹여 주면서 눈을 가늘게 뜨며 웃곤 했다. 근심 걱정 없이 즐거워하는 모습은 조금 전 침착하고 담담했던 모습과는 정반대였다.

당염원은 때 묻지 않은 눈동자로 자신의 마음을 여과 없이 드러내지만, 때로는 아무것도 꿰뚫어 볼 수 없을 정도로 신비로운 사람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유심은 곧바로 당염원을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었다. 그는 며칠 전 당염원을 몇 번 쳐다보기 무섭게 사릉고홍에게서 날아왔던 눈빛을 기억했다.

바로 그때, 소유심은 문득 어떤 생각을 했다.

만약 정말 평범한 물건이더라도 저 두 사람이라면 여인의 부탁을 들어줄 테고, 그렇게 된다면 어쨌든 귀찮아지는 사람은 결국 자신들이 될 터였다.

그러나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하물며 그에겐 더 이상 후회할 여지가 없었다. 제발 두 사람이 절대로 그렇게 제멋대로 행동하지 않길 바랄 수밖에.

쟁쟁-

그 순간 맑고 그윽한 음악 소리가 들려왔고, 일 층에 달려 있던 수정 등불들이 하나둘씩 켜지기 시작했다. 맑고 깨끗한 연못, 아름다운 조명, 칠현금 연주까지, 모든 것이 정교하기 그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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