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화. 백화연 (3)
깊은 생각을 하던 소유심은 갑자기 담담하고 맑은 두 눈과 마주쳤다. 깨끗하고 평온한 것이 마치 거울처럼 맑고 투명한 샘물과 같아서, 모든 거짓과 진실을 비출 것만 같았다.
멍해진 소유심은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눈을 똑바로 뜨고 마주 보았다. 그리고 그 눈동자의 주인이 바로 당염원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아챘다.
당염원은 담담하게 그를 쳐다보다 이내 다시 시선을 거두었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시선으로 소유심은 그녀가 자신의 마음을 완전히 꿰뚫어 봤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시 그녀를 쳐다보니 당염원은 어디에서 가져왔는지 알 수 없는 열매를 한 입씩 먹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따금 사릉고홍에게도 먹여 주면서 눈을 가늘게 뜨며 웃곤 했다. 근심 걱정 없이 즐거워하는 모습은 조금 전 침착하고 담담했던 모습과는 정반대였다.
당염원은 때 묻지 않은 눈동자로 자신의 마음을 여과 없이 드러내지만, 때로는 아무것도 꿰뚫어 볼 수 없을 정도로 신비로운 사람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유심은 곧바로 당염원을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었다. 그는 며칠 전 당염원을 몇 번 쳐다보기 무섭게 사릉고홍에게서 날아왔던 눈빛을 기억했다.
바로 그때, 소유심은 문득 어떤 생각을 했다.
만약 정말 평범한 물건이더라도 저 두 사람이라면 여인의 부탁을 들어줄 테고, 그렇게 된다면 어쨌든 귀찮아지는 사람은 결국 자신들이 될 터였다.
그러나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하물며 그에겐 더 이상 후회할 여지가 없었다. 제발 두 사람이 절대로 그렇게 제멋대로 행동하지 않길 바랄 수밖에.
쟁쟁-
그 순간 맑고 그윽한 음악 소리가 들려왔고, 일 층에 달려 있던 수정 등불들이 하나둘씩 켜지기 시작했다. 맑고 깨끗한 연못, 아름다운 조명, 칠현금 연주까지, 모든 것이 정교하기 그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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