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화. 마부
교소는 재빨리 입꼬리를 내리고 가만히 소명연을 쳐다보았다.
소명연은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세심한 사람이었다.
“여 소저, 또 다른 용건이 있습니까?”
교소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이젠 없어요.”
소명연은 눈을 가늘게 떴다.
‘이젠 없다는 말은 원래는 용건이 있었지만, 이젠 없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여 소저가 진정으로 알고 싶어 한 것은 형님의 상태인가? 여 소저와 형님이 원래부터 알던 사이인가? 그래, 형님도 예전에는 도성에서 지내셨으니 어쩌면 두 사람이 아는 사이일 수도 있지. 아니면, 여 소저가 형님을 사모하는 것일 수도?’
소명연은 시선을 내려 눈앞에 서 있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예전에 그가 친우인 양후승에게 전해 듣기를, 지찬과 형님 둘 다 도성의 규수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했다.
한편, 교소는 소명연의 눈빛에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 있었다.
‘이 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왠지 눈빛이 좀 이상한데.’
“장군님도 그만 가보시지요. 날이 저물었으니, 소녀도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알고 싶은 것도 다 알았겠다, 교소는 몸을 숙여 예를 올린 뒤 작별 인사를 했다. 그 말을 들은 소명연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을 불태웠던 석양이 자취를 감춘 채 어두워지고 있었다.
“사람을 보내어 소저를 호위하라고 하겠소.”
그가 아주 자연스럽게 말했다.
신의가 여 소저를 잘 돌봐 달라고 부탁했으니, 그는 당연히 이를 지켜야 했다.
교소는 잠시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순간 교소는 불쾌해졌다.
‘뭐지? 아무 규수나 와서 말을 걸면 다 사람을 붙여서 호위해주는 거야?’
어쩌면 일 년도 채 되지도 않아서, 그에게 시집가고 싶은 규수가 정안후부 문밖에 줄을 설지도 모를 일이었다.
지위도 높고 성격마저 온화한 젊은 관군후 아니었던가?
‘분명 이제 나와는 상관없는 일인데, 어째서 기분이 언짢은 걸까?’
교소는 점점 더 불쾌해졌다.
Soutenez vos auteurs et traducteurs préférés dans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