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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5화. 그의 호의

465화. 그의 호의

마차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지만, 강원조의 품속에 안겨 있던 교소는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리고 자신을 안고 있는 자의 정체를 알아볼 수 있었다.

“강, 강대인······, 놓아주십시오.”

강원조는 교소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마차가 흔들립니다. 상처를 입었으니 버티지 못하실 겁니다.”

“하지만······.”

교소가 힘없이 입만 벙긋거렸다.

강원조는 그런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다가 그녀의 허리춤에 손을 뻗었다.

교소는 그런 그의 갑작스런 행동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강원조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저 강원조, 그런 시정잡배들이나 하는 짓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가 교소의 허리춤에 걸려 있던 녹색 눈의 오리가 새겨져 있는 염낭을 들어올렸다. 그건 교소가 옛날부터 자신의 물건에 새겨놓던 문양이었다.

강원조는 교소에게 묻지도 않고 그 염낭에서 작은 병을 꺼냈다. 병의 뚜껑을 열자 안에서 은은한 약 냄새가 흘러나왔다.

“이게 맞습니까? 말을 하진 말고 맞다면 고개를 끄덕여 주십시오.”

교소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차 벽에 걸려 있는 등에 비치는 그녀의 얼굴이 마치 눈처럼 창백했다.

“우선 손끝에 약을 바르겠습니다. 이쪽 상처가 제일 급하니까요.”

강원조는 교소가 그의 손길을 거부하려다가 더 큰 상처가 생기는 것이 걱정되었기에,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교소는 눈을 살짝 떨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강원조는 조심스레 그녀의 손을 잡고, 소녀의 새하얀 손가락 끝이 피로 물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손톱 밑을 바늘로 마구 찔러댔는지 피가 흘러내리다 못해 새파랗게 변색이 되어 있었다.

그 모습에 강원조가 분통을 터트리며 활활 타오르는 불길 같은 눈을 해보였지만, 지금은 교소의 몸을 챙기는 것이 급선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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