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6화. 부전자전
난선이 소명연의 생진이 적힌 종이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명강 5년, 진원후가 내 계략에 의해 무너지고 일가족이 참수되어 버린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진원후의 아직 어린 아이는 그 참상에서 살아남았지. 당시 처형을 진행하던 사람의 말론 그 아이의 뱃속에 선천적인 문제가 있어 형을 집행하기도 전에 요절을 했다고 하더군.”
난송천의 눈이 반짝거리며 빛났다.
“명강 5년이라면 정확히 지금으로부터 21년 전이로군요. 그리고 관군후의 나이가 올해로 22살. 아버지께서는 관군후를 그 진원후의 남겨진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계시는 겁니까?”
난선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최근 들리는 관군후의 소문이 들리기 전까지는 그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정말로 관군후가 정안후의 친자식이 아니라면 그가 첩의 자식이 아닌 진원후의 살아남은 자식이고, 정안후가 그런 그를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구나.”
난선은 눈을 지그시 감고 21년 전을 회상했다.
명강 5년, 그 당시는 하루하루가 피로 피를 씻는 나날들이었다.
숙왕이 반란을 일으킨 뒤, 난선은 그 기회를 노려 진원후를 무너트렸다. 아직도 당시 진원후가 관리들에게 애원을 하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당시의 황제가 숙왕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단호하게 없애라 명령하였다는 것이었다.
정안후는 진원후가 애원을 하던 관리 중 한 명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난선은, 눈에 힘을 주었다.
설령 천의 사람들을 잘못 죽인다고 해도, 반드시 그에게 해를 끼칠만한 자는 숙청해야만 했다. 관군후가 정말로 진원후의 남겨진 자식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를 살려두는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었다. 언젠가 사달을 일으킬 쭉정이는 미리미리 뽑아두어야만 안심할 수 있었다.
“아버지, 그 말씀대로라면 수천의 사람이 덩달아 죽는다고 해도, 관군후 만큼은 죽여야겠군요.”
난송천이 목을 길게 빼며 잔뜩 흥분된 얼굴을 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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