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화. 여소의 생일
강시염은 궁으로 들어와, 진진공주를 만난 후에도 화가 가시지 않아 씩씩거렸다.
“공주 전하, 제 아버지가 정말 무슨 독에 당하신 건 아닐까요? 그런 게 아니면 어떻게 저렇게 여소를 좋게 볼 수 있는 걸까요?”
그녀의 옆에 서 있던 진진공주가 한발자국 앞으로 나섰다. 지금은 정월이었지만 어화원에는 꽤나 많은 꽃들이 피어 있었다.
그런 꽃들의 아름다움도, 진진공주의 앞에선 그 빛을 잃고 말았다.
“어쩌면 정말로 대도독의 힘이 되어주었을지도 모르지.”
진진 공주가 살짝 무릎을 굽혀 꽃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여가의 셋째 아가씨는 진진 공주의 얼굴도 고칠 정도로 능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이니, 금린위 지휘관을 도와줬다는 것도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강시염은 예쁜 꽃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공주 전하마저도 여소를 옹호하는 말을 하시는 거예요? 여소가 전하의 얼굴을 고쳐줬으니, 저보다 그애와 더 친하게 지내고 싶으신 거죠?”
진진 공주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 나는 그저 합리적인 추측을 했을 뿐이야.”
강시염이 입을 삐죽였다.
“분명히 말씀드릴게요. 만약 공주 전하와 여소의 사이가 좋아진다면 저는 더 이상 전하를 보러오지 않을 거예요. 저도 나름 들은 게 있거든요. 아버지가 신년을 맞아 술에 거나하게 취하셔서 술김에 하는 말을 들었어요. 작년 궁에서 관군후를 부마로 맞이하려 했다는 것을요. 그 상대로 거론되던 게 공주 전하와 여덟쨰 공주 마마였다면서요? 그렇다면 여소가 공주 전하의 부마를 빼앗아간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시염, 함부로 말하지 마!”
진진 공주의 안색이 대번에 바뀌었다.
이곳 화원에는 그들 두 사람만이 있었지만, 듣는 귀가 따로 있을지는 모를 일이었다.
물론 부왕께서 그녀와 여덟째 언니를 불러 그것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었지만 그건 이미 과거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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