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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화. 다정한 모습



292화. 다정한 모습

교소는 걸음을 멈추고 소명연을 돌아보았다.

그는 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았다.

“저는 매일 밤 후회하며 잠들지 못할 것이고, 날마다 당신 옆에 있는 그 남자를 없애고 싶은 충동을 억누를 겁니다.”

교소는 슬그머니 입꼬리를 올렸다.

‘이제야 솔직하게 말하다니…….’

그녀는 그의 손을 살짝 밀어내며 다시 의자에 앉았다.

“손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으니, 함부로 쓰면 안 돼요.”

소명연은 손을 내려놓고, 나지막이 탄식했다.

이미 입 밖으로 내뱉은 말이 있었으므로, 물러선다면 남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저는 실명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눈은 치료하면 되지요.”

“만일, 치료되지 않는다면 어찌하려 합니까?”

“제가 당신의 눈이 되어 준다고 말했잖아요.”

“하지만 앞이 보이지 않으니, 저는 다시는 전쟁터에 나갈 수 없을 겁니다. 관직에서 물러나면 앞으로 어려운 일이 많을 텐데…….”

“그리고요?”

“그리고, 관직에서 물러난다 한들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으려면 아마 경성을 떠나야 할 것이고…….”

“저의 집은 원래부터 경성이 아니에요.”

“하지만 권력도 지위도 없는, 실명한 저와 함께한다면, 당신이 매우 힘들어질 겁니다…….”

그의 말에 참지 못한 교소가 그를 노려보았다.

“당신, 혹시 앞이 안 보이는 것뿐만이 아니라 머리까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

“…….”

소명연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어째서 소소의 반응은 항상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걸까?’

하지만 그를 욕하는 그녀의 말에도, 무거웠던 그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소소만 곁에 있다면, 눈이 치료되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소명연.”

교소가 나지막이 그의 이름을 불렀다.

“예?”

“조금이라도 진중한 말을 할 수는 없나요?”

교소가 진지하게 물었다.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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