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화. 제가 책임져야 하나요?
“이제 됐어요.”
교소는 물잔을 내려놓고 손을 뻗어 소명연의 손을 잡았다.
소명연은 반사적으로 손을 빼내려고 했지만, 오히려 그녀에게 더욱 세게 잡혔다.
“함부로 움직이지 마세요.”
소녀가 엄숙한 표정으로 꾸짖었다.
“당신은 지금 아픈 사람이에요, 왜 이렇게 의원의 말을 안 듣는 거죠?”
소명연은 묵묵히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다.
교소는 반짝이는 은침을 하나 들고 일깨우듯 말했다.
“침으로 손톱 밑을 찌르면 매우 아플 거예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 방법밖에 없어요. 심장으로 퍼진 한독을 빼내야만 가슴 쪽에 있는 침을 뽑을 수 있어요.”
소명연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럼, 이제 시작할게요. 절대로 움직이면 안 돼요. 만일, 통증을 정 참기 힘들다면…….”
교소는 잠시 생각하더니, 소맷자락에서 하얀 손수건을 꺼내어 둥글게 만든 후, 소명연의 입에 넣었다.
“음, 이제 정말로 시작할게요.”
입안 가득 손수건을 물고 있는 소명연은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표정이었다.
전장에서 안 겪어본 통증이 없는 그에게 있어 손톱 밑을 찌르는 정도의 통증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어쩐 이유에서인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따뜻함이 느껴졌다.
교소는 그를 슬쩍 쳐다보고 담담하게 말했다.
“장군님, 이 정도 통증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우리 손가락은 심장과 연결되어 있어서, 검에 찔리는 것보다 더 큰 통증을 느낄 거예요.”
소명연은 명심하겠다는 듯이 다시금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신광, 따뜻한 수건을 준비하거라.”
“알겠습니다!”
신광은 교소의 명령에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병풍 뒤에 있던 깨끗한 수건을 뜨거운 물에 담갔다. 그리고 그것을 비틀어 물을 짜낸 후, 교소에게 내밀었다.
교소는 한 손으로 소명연의 손가락을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로 은침을 들고는, 그의 손톱 밑을 정확히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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