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화. 상처 입은 마음
정안후부로 돌아온 소명연은 정안후 부부에게 거처를 옮긴다는 말씀을 올렸다.
소명연의 부친인 정안후는 의외라는 표정으로 만류했다.
“서둘러 옮길 필요가 있느냐?”
모친인 심 씨는 버럭 화를 냈다.
“거처를 옮겨? 아침, 저녁으로 나에게 문안 인사를 올리는 것이 그리도 귀찮은 것이냐? 그래서 일찌감치 자유롭게 나가 살려는 것이야?”
“어머님, 그런 것이 아닙니다.”
심 씨는 소명연의 말에 냉소하며 말을 했다.
“그런 게 아니면, 서둘러 거처를 옮길 필요가 뭐가 있느냐? 이 불효자 같으니라고. 북쪽 지방에서 그리 오래 있다가 집으로 돌아온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이 집이 그렇게 싫은 게야!”
“어머님, 관군후부는 황제께서 하사하신 저택입니다. 이미 수리를 끝마쳤는데, 그곳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황제께서 언짢아하실 겁니다.”
황제까지 언급되자 심 씨도 더는 그를 제지할 명목이 없었다. 심 씨는 그를 노려보며 한 마디 내뱉었다.
“네 마음대로 해라!”
* * *
사흘 후.
정안후는 심 씨에게 물었다.
“부인. 오늘 둘째가 관군후부로 이사하는데, 아무래도 필요한 물건이 많을 것 같소.”
“이미 준비해 두었어요. 그런 일은 나리께서 신경 쓰지 않으셔도 제가 알아서 합니다.”
심 씨가 담담하게 말했다.
정안후는 겸연쩍은 듯 웃었다.
“그저 생각나서 물어본 것이오.”
물론 이런 일은 안주인이 나서서 하는 것이 맞지만, 부인이 둘째 소명연을 대하는 태도를 잘 알기 때문에 참지 못하고 물어본 것이었다.
“나리, 걱정하지 마세요. 둘째를 위해서 선물을 준비했으니, 분명 그 아이도 좋아할 겁니다.”
심 씨가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그녀는 소명연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큰 선물을 준비해 두었다. 선물을 열어보게 되면, 소명연은 무척 기뻐하리라.
* * *
Soutenez vos auteurs et traducteurs préférés dans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