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화. 깨어난 가 공자
인파의 뒤편에서 양후승이 조급한 마음에 중얼거렸다.
“여씨 가문의 상황이 불리한 것 같은데…… 지찬이 여 소저와 함께 있었다고 했으니 여 소저는 괜찮아졌지만, 이제 그녀의 오라버니가 난처하게 됐네. 명연, 주언, 우리가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 내가 나가서 여 공자와 같이 있었다고 할까?”
주언이 황급히 고개를 내저으며 만류했다.
“괜히 끼어들지 말게. 우리가 잠깐 한 눈판 사이에 지찬이 방금 뛰쳐나가지 않았던가? 이미 상황은 매우 혼란스럽네.”
“그럼, 어떡하나? 눈앞에서 여 소저가 난처한 걸 보고 있으라고?”
주언은 줄곧 침묵하고 있는 소명연을 쳐다보며 물었다.
“명연, 자네 생각은 어떠한가?”
소명연은 사람들 너머의 안쪽을 보고 있었다.
태양 아래, 하얀 옷차림의 소녀는 마치 눈꽃처럼, 바람이 불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소녀의 표정에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조금의 당황한 기색도 비치지 않았다.
“조금 더 지켜보지. 여 소저에게 분명 방법이 있을 것 같네.”
여린 모습의 소녀는 결코 누군가에게 의지해서 살아가는 성격이 아닌 듯했다. 소녀는 한 그루의 푸른 소나무처럼, 꿋꿋하고 강인하게 역경을 혼자 이겨내려 했다.
소명연이 볼 때, 여 소저가 필요로 하는 건 쓸모없는 도움보다는 소리 없는 믿음인 게 분명했다.
“하지만 여 소저에게도 별다른 방법이 없다면 어떡하지? 아무리 생각해도 별수가 없는 것 같은데…….”
양후승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러자 소명연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정말로 별다른 수가 없다면, 내가 도와주면 되지.”
그는 지찬이 나섰을 때, 장춘백의 노기가 조금 수그러든 것을 똑똑히 보았다.
“내가 나서면, 저들은 아무도 데려가지 못할 걸세.”
* * *
교소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창춘백과 시선을 마주했다.
“백작 나리. 말끝마다 공정한 심판을 원한다고 하셨는데, 지금 그보다 더욱 중요한 일이 있지 않나요?”
“중요한 일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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